나는 예쁜가? 예뻤나? 예뻐질 것인가? 아이돌 노래의 제목처럼 `예뻐지는 중입니다`라는 우스개 소리로도 예뻐질 수 있는 길은 멀다. 외적으로 예뻐지는 방법은 간단하지 않다. 부위별로 방법이 다른데다가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보일 듯 말 듯 티가 날지도 장담하지 못하겠다.

얼굴이 예뻐지는 법을 검색해보면 대략 이런 거다. 첫째, 손으로 턱과 얼굴을 괴는 습관은 금물, 나는 첫 번째부터 애시당초 글러먹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틈만 생기면 나도 모르게 내 커다란 얼굴을 받들고 있는 통통한 손과 마주하게 된다. 넌 왜 여기 있니? 예뻐져야 하는데 어여 내려가서 자세를 고쳐 먹으렴. 하고 달래 봐도 일초를 넘기면 내 손은 원래의 자리를 찾아 얼굴로 회귀하려는 본능에 충실하다. 둘째는 더 가관이다. 웃을 때 표정주름에 주의하란다. 어쩌란 말인가?

사람들은 나보다 훨씬 부지런하다. 가만 앉아서 방법을 연구하기 전에 발로 뛰어서 몸으로 보여준다. 그들의 신전으로 발품을 파는 것, 스스로 어마무시한 줄을 서가며 몇 백만 원의 돈을 아무렇지 않게 지불하는 것이다. 그 신전이 병원이고 백화점이고 끊임없는 갈증이다. 발터 벤야민은 "자본주의는 종교"라고 주장했다. 백화점의 신전 같은 명품관은 비싸서 엄두도 낼 수 없는 사람들은 또 다른 신전을 찾는다. 카페나 무엇을 수집하는 광이 되거나 편집증으로 연계되기도 한다. 이쯤에서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얘기를 해 볼까 한다.

내가 좋아하는 예쁜 사람들은 화장기 하나 없는 동료이거나 엄마, 한강 같은 소설가다. 정직한 노동만이 당당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연설 하던 오바마와 탄광촌의 아이들의 삶을 끊임없이 시로 써내려갔던 임길택과 침울한 시대에 스스로 시가 너무 쉽게 쓰여진다고 반성하던 윤동주다. 가족을 잃은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자 타일을 나르며 뛰어다니던 동화작가들과 고슴도치와 두꺼비가 다니는 길을 막지 말자고 세수도 못한 얼굴로 산에서 발로 뛰면서도 활짝 웃는 수많은 그들이다.

아메리카인디언중에 나바호 족의 노래를 써 본다.

지구의 생명은 나의 생명/ 조화, 평화, 아름다움, 균형/ 지구의 발은 나의 발/ 조화, 평화, 아름다움, 균형/ 지구의 몸은 나의 몸/ 조화, 평화, 아름다움, 균형/ 지구의 생각은 나의 생각/ 조화, 평화, 아름다움, 균형/지구의 언어는 나의 언어/ 조화, 평화, 아름다움, 균형

유독 강조되는 명사들이 있다. 진짜 예뻐지는 법은 어쩌면 모든 것의 균형과 조화라고 반복하고 있지 않은가. 유하정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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