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병사들은 그곳에 발자국을 남겨 놓고 간 소에게 피살된 것 같았는데 총 한 발도 쏘지 못하고 비명 한 마디도 지르지 못했다. 그 소는 그렇게 소리 없이 신속하게 살육을 해 놓고 사라졌다.

발자국을 조사해보니 보통 소의 그것과 달랐다. 보통 소의 그것처럼 넓적하고 크고 무거운 발자국이 아니었다. 말발굽처럼 작은 발자국이었으며 그런 발굽을 가진 소는 빠르고 날렵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소리 없이 신속하게 사람들을 죽일 수 있었을까….

또 다른 정보는 인도차이나의 정글에서 일을 하던 나무꾼들로부터 들어왔다. 그때 세 명의 나무꾼들이 높이가 4~5m쯤 되는 나무 위에 올라가 일을 하고 있었는데 10m쯤 떨어진 숲속에서 사람의 비명 같은 소리가 들렸다.

"저게 무슨 소리야."

일꾼 한 사람이 공중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는 2m쯤 되는 공중을 헤엄치듯 날아가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제 힘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몸이 소 같은 짐승의 뿔에 걸려 날아가고 있었다.

빨랐다. 굉장히 빨랐다. 그 사람을 뿔에 걸고 질주하는 소는 모습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또 다른 정보는 사냥꾼으로부터 들어왔다. 그 사냥꾼은 숲속에서 범의 시체를 발견했다. 아랫배가 찢어져 내장이 쏟아져나온 범의 시체였는데 부근에 그 범을 죽인 짐승의 발자국이 있었다. 피묻은 발자국이었는데 순식간에 뿔로 범의 아랫배를 찔러 죽이고 도망간 것 같았다.

어떤 종류의 소이기에 그렇게 손쉽게 범을 죽였을까.

농원 차 밭에서 일을 하던 여인들로부터도 정보가 들어왔다. 그곳은 아주 넓은 차 밭이었으며 100명이나 되는 남녀 일꾼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차 밭에 괴물이 나타났다. 굉장히 빠른 거대한 괴물이 차 밭에 뛰어들어왔다. 어떤 여인은 그 괴물이 코끼리만큼이나 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인은 그 괴물은 날개가 달려 날아가듯 빠르게 질주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떤 남자 일꾼은 소와 비슷했으나 코끼리처럼 크고 날개가 달린 것처럼 날아왔다고 주장했다.

소 시장으로 가는 소들의 행렬을 이끌고 가던 소 장수는 거대한 괴물이 그 소들의 행렬에 뛰어들어 소 세 마리를 줄이고 도망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괴물이 워낙 빨랐기 때문에 모습을 상세히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 괴물은 공중으로 도약을 하여 2m 가까운 소의 등을 짓밟았다고 말했다. 소가 마치 표범처럼 도약을 했다는 말이었다.

"그럴 리가…."

코프레이라고 이름 지은 그 괴물 소에 관한 얘기는 믿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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