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최초로 충남대학교 학생들이 교내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학생들은 잘못된 역사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소녀상 건립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대학 측은 정치적인 요소 등을 따지는 등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충남대 총학생회는 12일 교내에서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열었다.

추진위원회의 공식적인 출범을 알리고 소녀상 설립에 대한 방향성을 확정하기 위함이다.

이날 자리에는 충남대 재학생을 비롯해 동문, 노조, 교수들이 함께해 추진위의 행보에 힘을 실었다.

앞서 충남대 총학생회는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여는 등 소녀상 건립 움직임을 키워왔다. 20일간 진행된 `교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압도적인 찬성 의사를 보였다. 설문조사에 모두 1168명이 참여했는데, 응답자의 95.6%인 1117명이 학내 소녀상 건립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총학생회는 재학생들의 이런 뜻을 모아 이날 추진위를 발족하고, 학교 측에 공식적인 학교용지 사용을 건의하게 됐다.

총학생회 측은 "일본 정부의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많은 일본인이 잘못된 역사를 배우고 있다"며 "우리 역사의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고 학생들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뜻이 교내에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추진위원회는 학교 측에 소녀상 설치를 위한 공간사용을 요청하고, 학생들의 의지가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충남대 측은 현재까지 소녀상 설치와 관련돼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당혹스러움을 표했다.

대학 학생처 관계자는 "건립에 찬성을 했다는 게 전체 구성원들의 입장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조만간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결정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구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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