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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칼럼] 공수처 논의 서둘러라

2017-10-11기사 편집 2017-10-11 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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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 판·검사, 광역단체장, 군 장성, 고위직 경찰공무원 등 2급 이상 공무원 등의 각종 범죄를 전담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가 이번 정기국회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공수처 신설은 지난 9월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 개혁위원회가 권고안을 내놓았고, 이미 국회에는 민주당 박범계 의원안 등 3건의 의원발의안이 제출되어 있다. 국민의 70~80%가 공수처 신설을 찬성한다고 하지만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셈법이 달라 성사 가능성을 점치기란 쉽지 않다.

공수처가 신설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정부법안의 모태가 될 법무·검찰개혁위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의원발의안은 물론 여야 간 조율을 통해 단일화된 법안을 마련해야 하고 국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로선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공수처 신설 자체엔 그다지 이견이 크지 않지만 지향점이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한국당의 반대기류는 예상외로 강하다는 점이다. 국회법상 모든 법안은 해당 상임위와 법사위를 거쳐야 하는데 법사위원장이 공수처 신설을 반대하는 한국당 소속이어서 법안 통과부터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공수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김대중 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20여 년 간 지속적으로 공수처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번번이 검찰과 정치권 일부의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공수처를 반대하는 논리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가장 큰 논란은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우려다.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사정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는 주장은, 그동안 검찰 등 사정기관의 '흑역사'를 떠올리면,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다. 공수처가 검찰 위의 검찰로 기능한다는 점과 초헌법적 권력기구로 군림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반대 논리의 정점에 있었다.

그럼에도 공수처 설치가 시급한 것은 권력형 비리 척결 및 검찰 개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약속이나 한 듯 모두 공수처 신설을 공약했다. 지난 겨울 촛불혁명을 통해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끌어내린 국민의 열망과 염원을 정책으로 받아들인 결과였다. 이런 배경을 감안한다면 공수처가 권력자의 눈치나 보는 꼭두각시 사정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는 일부 정치권의 주장은 온당치 않다. 오히려 공수처 신설은 그동안 지탄을 받아온 정치검찰의 오명을 씻어 버리고 국민의 검찰로 돌아오게 만드는 개혁의 일환이라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 만에 하나 공수처가 대통령 명령과 지시에만 따르고, 야당이나 정적 탄압의 도구화가 된다면 과연 국민들이 이를 용납하겠나.

공수처의 정치적 독립과 견제장치 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공수처장은 후보 추천위원이 천거한 2명 중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또 공수처는 전국 수사기관의 고위공직자 범죄를 보고받고 우선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모든 수사기관은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게 되면 반드시 공수처에 통지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사건이 중복되면 공수처에 넘겨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공수처의 위상과 막강한 권한은 필연적으로 시비를 낳을 수 있다. 게다가 별도의 독립된 수사기관인 만큼 스스로 권력화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이중삼중의 견제장치는 필수다. 국회가 보다 생산적인 논의를 통해 법안의 허점을 찾아내고 보완에 힘을 써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9월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발효됐을 때 거악(巨惡)은 제쳐두고 서민들만 옥죄는 법을 만들었느냐는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공수처의 신설은 이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일인 동시에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청렴하고 공정한 사회로 가기 위한 초석이 되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외교안보의 위기에 국정감사 등으로 여념이 없겠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공수처 설치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각오로 협의에 들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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