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개인전, 김형숙 개인전

김형숙 作-love 90.9x72.7cm oil on canvas 20017
김형숙 作-love 90.9x72.7cm oil on canvas 20017
△박보영 개인전=11월 11일까지 청주 우민아트센터 내 카페 우민.

충북 청주 우민아트센터는 `2017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의 일곱 번째 전시회로 박보영 작가의 `언젠가+어디서`를 연다.

박보영 작가는 `비단`을 소재로 일상적인 장면들을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식물과 함께 배치함으로써 무의미한 `조각-내기`와 `다시-연결`이라는 이중적 행위를 반복해 보여준다. 식물 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공간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익명의 건물들과, 카메라와 배낭을 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다양한 상황들을 연상케 한다.

현대사회에서 익명성이란 불완전한 심리를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로, 박 작가는 여기에 주목하고 이를 작업의 소재로 삼았다. 그는 작가노트에서 "많은 사람들 속에서 같이 공존하면서도 홀로 있고자 하는, 사소한 것들조차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것처럼 현대인의 아이러니한 움직임은 불안정이라는 것에서 온다"며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에서 존재하는 불특정 인물들을 통해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 늘 같은 형상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일상 속의 식물과 함께 편집하고 조합해 남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전체적 구성은 무심코 포착된 광경을 불러들여 화면에 이입하는 과정에서 한 장면씩 분리해서 화면에 안착하고 다시 그 풍경들을 서로 연결해 장면들을 만들어 간다. 각 장면들로 분할하고 재배치해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표현하는 것으로 보는 방식과 그리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박 작가는 "내 작품은 지나가다 마주하는 장면 속에 내면화된 감정과 시간들의 연결고리로 일종의 조각난 장면들은 한옥에서 창을 통해 밖의 풍경을 `살아있는 풍경` 의 존재로 인식하려 했던 것에서 의도를 빌려왔다"고 설명했다.

우민아트센터 관계자는 "박 작가 개인전은 비단이라는 재료가 가지고 있는 성질처럼, 예민하고 섬세한 박보영 작가의 고민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숙 개인전=19일부터 25일까지 대전 이공갤러리.

현재 우리는 개인의 행복과 꿈마저도 타인에게 간섭당하고 강요당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다시금 이전에 보아온 것들이 재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현상은 각박한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현실에서 벗어나 과거의 향수를 느끼고자 `추억의 공간`에 주목하는 것과 같다. 어른과 어린이의 합성어인 `어른이`로 말해지는 `키덜트(Kidult)`의 취향과 소비문화는 복잡한 도시의 스트레스에 지친 성인들의 정신적 허기와 결핍을 충족시켜주는 사회 현상이다.

김형숙 작가는 이런 사회적 현상을 담은 `인형`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30여 점을 내보인다. 그는 "우리는 유년기로부터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데, 성인이 된 후 삶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인형 이미지를 통해 치유되고 해소되며 어른이라는 역할에 억압되어있던 내면의 순수한 아이를 보듬어준다"며 "어린 시절은 누구나 미약하고 더없이 불안한 존재 일 수밖에 없다. 그 불안으로부터 마음의 안전지대를 찾기 위한 방편으로 `나만의 너`를 찾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애착인형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누구에겐 무의미한 존재일 수 있는 것이 또 어느 누구에겐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로 의미부여가 되고는 한다. 어른들조차 살다 보면 무슨 말로도 위로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 있다. 그럴 땐 그냥 아무 말 없이 곁에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기도 한다.

김 작가는 "인형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대상으로 인형을 만드는 마음으로 작업을 하다 보면 어느새 본인의 마음은 어린 시절 행복했던 한때의 내가 되어 있음을 느낀다"며 "작품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작은아이(내면의 아이)에게 위안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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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개인전, 언젠가+어디서5, 비단에 채색, 120x90cm, 2017
박보영 개인전, 언젠가+어디서5, 비단에 채색, 120x90cm, 2017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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