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합덕제 전경. 사진=당진시 제공
당진 합덕제 전경. 사진=당진시 제공
[당진]김제 벽골제와 황해 연안 남대지와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제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당진 합덕제의 세계관개시설물유산 등재가 확정됐다.

세계관개시설물유산은 세계 9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International Commission on Irrigation and Drainage)가 세계에서 인류의 발전과 식량 증산에 기여한 의미 있는 저수지, 댐, 수로 등 관개시설물의 보호와 유지를 위해 지정한다.

당진 합덕제는 현지시각 기준 지난 10월 10일 멕시코 멕시코시티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제23차 ICID 세계총회에서 등재가 최종 승인돼 등재 인증서를 받았다.

당진시는 이번 등재를 위해 올해 초부터 한국관개배수위원회(위원장 이봉훈)와 국내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등재신청서를 작성하고 관련 영상과 제안 자료를 제출하는 등 등재의지를 보였다.

지난 6월 등재신청서가 공식 제출된 합덕제는 지난 8월 국제관개배수위원회의 심사가 진행됐는데, 당시 심사에서 직선 모양의 김제 벽골제와 달리 곡선 형태의 제방이 비교적 원형 그대로 남아 있고, 당시 몽리범위와 활용양상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후백제왕 견훤이 후고구려와의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군마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쌓았다고 전해질 만큼 축조시기가 오래된 합덕제는 당진시 합덕읍 성동리 일원에 23만9652㎡라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며, 충청남도기념물 제70호로도 지정될 만큼 이미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특히 합덕제는 지역주민들이 힘을 모아 저수지를 조성,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바닷물이 들어왔던 불모지를 일궈 농업생산량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고, 저수지의 형태 역시 구불구불한 형태로 수압을 견딜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축조 방식도 찰흙과 나뭇가지, 나뭇잎을 켜켜이 쌓아 만들어 공학적으로도 우수한 구조로 평가받고 있다.

운영 역시 인근 마을주민들이 공동으로 수문과 저수지를 유지·관리하는 형태로 한국의 공동체 농업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측면도 있으며, 합덕제에서의 기우제와 성지순례,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생태공원으로서의 기능도 더해지는 등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점도 합덕제의 가치를 높여준다.

차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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