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구술면접의 교과서, `서울대 면접` 공략 비결

서울대는 학생부 종합전형과 구술면접의 본산이라고도 할 수 있다. 수시를 모두 학생부 종합전형으로만 선발하는 서울대학교의 구술면접은 크게 2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하나는 지역균형전형에서 활용하는 면접 형태로 제출서류를 토대로 서류내용과 기본적인 학업 소양을 확인하는 제출서류 기반면접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제시문을 활용하여 학업능력, 자기 주도적 학업태도, 전공분야에 대한 관심, 지적호기심 등의 영역에서 창의적 인재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시문 기반면접방식으로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진행된다.

1. 지역균형선발 전형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지균)은 고교별로 2명씩 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다. 올해 지역균형선발 전형에는 2432명이 지원해 3.2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역균형 선발 전형에서 서류평가와 면접은 별도 배점을 주지 않고 종합적으로 합산하는 말 그대로 `종합`평가다. 서울대는 특히 지균 면접에 대해 "제출 서류를 토대로 서류 내용과 기본적인 학업 소양을 확인함,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복수의 면접 위원이 10분 내외로 실시함"이라고 말하고 있다.

면접은 대략 10분 간 생기부와 자소서 등을 기반으로 질문 받는 것인데,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경제수학을 읽었네요, 독학했나요? (학생이 대답하면) 그러면 경제학과 수학은 어떠한 연관관계를 맺죠? (다시 대답하면) 그러면 미분이 경제에 쓰이는 예는 무엇이 있죠? (또 대답하면) 한계비용이 뭐죠?"와 같은 방식이다. 수기와 면접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생기부와 자소서 내용을 위주로 비교적 예측 가능했던 답을 하고 나온 학생들도 있고, 10분 내내 전공 관련 질문과 사회 이슈에 대해 답하느라 진땀을 빼고 나온 학생들도 있다.

지균 면접에 대한 준비로는 생기부와 자소서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질문을 예측해보고, 실전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의외로 질문을 예측하고 준비도 했지만 마음에 들게 대답지 못하고 나왔다라고 토로하는 학생들을 보게 된다. 면접 준비를 할 때 직접 질문과 대답을 써보는 것이 말로 할 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자소서의 4번 문항 독서 파트, 생기부의 진로활동, 독서기록, 교과세부특기사항들에 적혀 있는 부분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까다로운 질문의 소스이기도 하고 의외로 학생들이 잘 대답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균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의 생기부 기록들 중엔 고등학생들에게는 어려운 책과 내용들이 굉장히 많다. 자신의 했던 공부와 활동이므로 잘 되살려서 말로 대답할 수 있도록 준비해 가야 한다. 그 외 사회 상식들을 꼼꼼하게 체크 하고 가는 것도 중요하다.

▶면접 당일 상황의 재구성

1. 면접 당일, 서울대에 도착해 제 시간에 정해진 집합장소로 이동한다. 해당 학과 서울대학교 재학생들이 입구에 나와 장래 후배들을 응원해 줄 수도 있다. 적당한 긴장감을 갖고 입실하면 된다.

2. 집합 장소에서 호명이 되어 면접실로 들어가면 교수님들과 눈빛을 교환하고 공손히 인사를 드리고 수험번호(수험 번호만 말한다)를 말한 뒤, 조용히 의자를 빼고 앉는다. 면접이 시작되면 적절한 눈빛교환을 면접관들에게 주기적으로 한다. 한 분을 노려보지는 말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여유 있는 표정을 유지해 보자.

3. 교수님들의 질문이 시작되면 뭘 질문하는지 일단 정확히 듣는 것이 중요하다. 못 알아들었으면 정중하게 다시 물어보면 된다. 알아듣지 못하면 대답할 수 없다. 대답하는 데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4. 긴장이 되더라도 의사소통이 안 될 정도로 혼란을 주는 행위는(다리떨기, 지나친 손동작, 너무 작은 목소리, 너무 빠른 말의 속도 등) 자제할 수 있도록 연습이 되어 있어야 한다.

5. 성격 가치관 등을 질문 받는다면 연습이 되어 있을 것이다. 예상된 질문들은 연습했던 것들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출해야 한다. 그러나 학과와 관련된 혹은 시사와 관련된 심층적인 질문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최대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떠올리고 직접 간접적인 경험들과 연결시켜 천천히 라도 대답해야 한다. 너무 빨리 포기해서는 안 된다. 교수님에게 반론을 받았을 때도 가능하면 원래 주장을 관철하자. 다만 심각한 실수로 인해 자기주장을 유지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판단되면 그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6. 면접에서는 점수를 얻는 상황이 있을 수 있고, 점수를 잃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점수를 얻을 때는 얻을 점수의 최대치를 노려야 하고, 점수를 잃을 때는 최소한으로 잃어야 한다. 점수를 잃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심리적 타격을 받지 않고, 기대수준을 낮추는 것이다. `꾸역꾸역`이라도 대답하자. 최악의 상황은 눈만 멀뚱멀뚱 뜨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7. 대답은 자소서, 생계부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밖에서 대답을 구하지 말고 스스로에게서 대답을 구하자. 지원자가 보내는 비언어적 메시지와 언어적 메시지가 제출한 서류 자료와 일치해야 한다.

8. 시간이 된다면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만 더 드려도 될까요?"라고 묻고 나서 마무리 말을 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 말은 미리 준비되어 있는 세련된 것이야 한다.

9. 면접이 끝나면 의자를 조용히 넣어두고 공손히 인사하고 나오면 된다.

2.일반전형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은 전체 모집 인원 중 50% 이상을 차지하며 모집 전형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올해는 일반전형에 1만5546명이 지원해 8.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8학년부터는 기본적으로 사범대학을 제외한 일반전형 전 모집단위는 서류평가를 통해 2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을 실시하고, 1단계 성적(서류평가) 100점과 면접 100점을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가린다.(사범 대학은 1단계 성적(100) + 면접 및 구술고사(60) + 교직적성·인성면접(40), 체육교육과는 실기를 면접점수에 포함)

1단계를 통과하면 보게 되는 일반전형의 면접 및 구술고사에서는 제시문을 활용한 면접문항이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제시문 면접 뿐 아니라 제출서류를 참고하여 추가질문을 할 수도 있다. 제시문 면접과 관련해 지원자들에게는 전공에 따라 정해진 공통 제시문과 그에 따른 문항이 제공되고 학생들은 모집단위별 30분~45분 동안 답변 준비를 하고 15분 정도의 답변을 하게 된다. (다중미니면접(MMI) 형태로 진행되는 수의과대학, 의과대학,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는 공통출제 문항을 활용하지 않는다.)

2018년 서울대 수시 일반 준비과정에서 모집단위별로 주어지는 제시문 유형이 작년과 비교해 바뀐 부분이 있는데 유의해야 한다. 과거 지구과학 관련 제시문으로만 면접이 진행됐던 지구환경과학부는 물리 화학 지구과학 중 1개 유형을 선택할 수 있고, 인문학, 사회과학, 수학Ⅰ, 수학Ⅱ의 4개 제시문 중 3개를 선택하는 방식이던 자유전공학부는 수학(인문) 수학(자연), 인문학 수학(인문), 사회과학 수학(인문)의 3개 유형 중 1개를 선택하는 형태로 변경됐다. 자유전공학부는 제시문 유형이 바뀌면서 면접시간도 45분 내외에서 30분 내외로 짧아졌다. 화학과 생명과학 관련 제시문이 활용됐던 농업생명과학대 내 식물생산과학부는 생명과학 제시문만 활용되며, 응용생물화학부는 화학 관련 제시문이나 생명과학 관련 제시문 중 1개를 선택하도록 바뀌었다.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의 문항은 고등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범위 안에서 출제된다. 그러나 기본 개념을 응용하는 등의 까다로운 문항이 출제될 수 있다고 봐야 하고 그렇게 준비를 해야 한다. 서울대가 2017년 대학별고사에 대해 선행학습금지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도 다른 문제를 떠나 문제 난이도가 상당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서울대 기출 문제를 반드시 풀이과정에 중심을 두고 풀어 봐야 하며, 올해 문제가 되었던 시사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실전과 다름없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간 안배와 처할 수 있는 각종 상황에 대해서도 대처 방안을 세워놔야 하는 것은 필수이다. 자신의 자소서나 학생부를 숙지하는 것도 또한 필수이다.

▶면접 당일 상황의 재구성 (참고로 앞의 지균에서 말했던 것은 가능한 배제했다.)

1 면접 당일, 적절한 긴장감을 가지고 오전조 오후조의 시간에 맞춰 집합장소로 간다. 서울대에는 건물이 매우 많다. 자신이 가야할 건물을 정확히 사전에 알아두는 것이 좋다.

2 집합장소에 가서 정식 대기시간부터는 보통 책을 모두 가방에 넣고 공부를 하지 못하게 하는데, 순번이 느리면 꽤나 오래 기다릴 수도 있고 화장실도 정해진 규칙에 따라 가게 된다.

3 순번이 되면 이동해서 30분-45분 동안 문제를 푸는데, 잘 풀리지 않는 문제를 오래 붙잡고 있어서는 안 된다. 우선 풀 수 있는 문제를 풀고, 풀기 힘든 문제는 최대한 풀이과정을 보여 준다는 자세로 준비해야 한다. 합격한 학생 중에 두 과목 네 문제 중에 두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손을 못 댔다고 한 학생도 본 적이 있다.(2015년 입시) 문제 난이도에 따라서는 사실상 반을 풀지 못하고도 합격할 수 있다. 문제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풀 수 있는 데 까지 풀어야 한다.

4 면접 장소에 들어가면 일단 "안녕하세요, 면접번호 0000번입니다"라고 인사한 뒤 지시에 따라 답해 나가면 된다. 면접은 보통 교수 두 명에 학생 한 명으로 진행된다. 면접관의 표정이 밝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긴장할 필요는 없다. 대답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 문제를 너무 길게 답하면 중간에 끊길 수도 있다. 중간에 막히면 막힌 부분까지 성실하게 설명하고, 힌트를 요청하거나 받을 수 있으면 그것을 최대한 이용하여 답해나가면 된다

5 제시된 문제 외에 학생부에서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일반 면접도 지균처럼 기본적 서류를 꼼꼼히 읽고 가야 한다.

6 면접이 끝나면 인사 드리고 의자를 넣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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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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