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청호 오백리길

대청호오백리길 주요코스
대청호오백리길 주요코스
푸른 물결을 따라 500리 진한 계절을 선사하는 대청호 오백리길. 대청호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호수다. 1980년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생겨났다. 이 대청호를 따라 가족과 함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바로 대청호 오백리길이다. 대청댐 전망대서 출발해 충북 옥천과 보은, 청주, 다시 대청댐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대청호를 중심으로 해발 200-300m의 야산과 수목들이 빙 둘러져 있어 경관이 아주 뛰어나다. 대청호물문화관과 대청호조각공원, 대청호미술관, 대청호자연생태관 등 연계 관광시설도 풍부하다. 한국관광공사는 봄, 가을 걷기 좋은 길로 선정했다. 2012년 유엔해비타트(UN-HABITAT)가 수여하는 아시아도시경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1개 구간 중 두메마을길, 찬샘마을길, 호반열녀길, 호반낭만길, 백골산성 낭만길 등 1-5구간과 대청로하스길인 21구간 등 6개 구간이 대전을 지난다. 오백리길 247.5㎞ 중 62㎞를 차지한다.

대청호 오백리길 1구간은 대청댐물문화관 바로 뒤편에서 시작된다. 등산로를 따라 가다보면 로하스가족공원 오토캠핑장도 보인다. 대청호수 속으로 쭉 뻗은 113봉을 지나 158봉 미호산성에 오르면 청남대가 손에 잡힐 듯 보인다. `호숫가의 그림 두 편`이라는 레스토랑에선 가게 이름처럼 눈앞에 펼쳐진 대청호의 풍광을 바라볼 수 있다. 조선후기 고종황제의 승지를 지낸 민후식이 지은 고택도 구경할 수 있다. 여수바위길을 지나 데크가 설치된 호수 둘레를 걷다보면 1구간 끝인 두메마을에 들어서게 된다.

대청호 오백리길 2구간의 시작은 아늑하게 자리 잡은 작은 마을 배고개마을(이현동)을 둘러 본 뒤 찬샘마을이라 불리는 직동으로 향한다. 피골이라는 마을 이름은 후삼국시대 후백제 견훤의 군사와 신라가 노고산성에서 크게 싸워 피가 내를 이뤘다 해 생겼다고 전해진다. 훗날 마을 사람들이 이미지를 고려해 `찬샘마을`로 바꿨다고 한다. 찬샘마을은 농촌체험의 학습의 장으로 널리 알려져 많은 도시민들이 자녀와 함께 많이 찾는 곳이다. 냉천 버스 종점에서 2구간과 3구간이 바통을 터치한다.

3구간은 냉천골을 지나 물이 양갈래로 갈라진다해서 `양구래`라 부르는 곳을 걸어 마산동산성이라 표지판이 보이는 곳에서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있는 왼쪽의 사스미골로 들어선다. 완만한 산등성이를 걷다보면 대전시 기념물 제30호 마산동산성에 오른다. 고흥 류씨 묘소와 재를 지내는 관동묘려를 둘러보고 잘 포장된 길을 따라 걸으면 대전 최초의 사회복지시설인 미륵원을 만나게 된다. 원래 미륵원 자리는 수몰돼 사라졌지만 그 옆 언덕위에 복원해 놓은 남루를 만날 수 있다. 미륵원을 나와 냉천길 삼거리를 지나 윗말뫼에서 말뫼(마산동 삼거리)로 나오면 3구간을 마치게 된다.

미륵원 방향으로 들어가지 않고 도로를 따라 추동 쪽으로 약 200m 내려가다 왼쪽으로 난 들길로 접어들면 4구간이 펼쳐진다. 갈대밭과 대청호수를 따라 걸으면 양쪽 포도밭 하우스를 지나면 아름다운 S자 갈대밭이 기다리고 있다. 이 둘레길은 몇 년 전 권상우와 김희선 주연의 `슬픈연가`를 촬영했던 아름다운 장소다. 취수장 풍경을 둘러보고 가을이면 국화축제가 열리는 가을이라는 뜻이 담겨진 가래울마을(추동)로 향한다. 대청호 자연생태관도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다. 가래울마을을 둘러 나와 연꽃마을(주산동)으로 발길을 돌린다.

폐고속도로 옆길 신상동에서 걷기에 좋게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가면 5구간이다. 왼쪽으로는 호반을 오른쪽으로는 흥진마을을 끼고 갈대 길 사이로 걷다보면 대청호가 가슴 속으로 들어오는 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타박타박 걷다 보면 김정 선생의 묘와 재실이 보인다. 백골산성은 해발 340m 백골산에 쌓은 산성이지만 지금은 흔적도 거의 없이 이름만 남아 있다. 산성에서 풍경을 바라보면 마치 남해의 다도해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풍경과 맞은편 관동묘려가 훤히 보인다. 신촌동 반도 끝까지 걸은 후 다시 되돌아 나와 2차선 도로를 걸어 방아실 삼거리(와정 삼거리)까지 걸어 나오면 6구간 대추나무길로 연결된다. 충북의 특산물인 대추가 충북 구간의 시작을 알리는 셈이다.

155㎞에 이르는 15개 충북 구간이 끝나면 대청호오백리길의 화룡점정인 21구간이 다시 나온다. 충북 청주시 문의대교에서 시작해 산의 모양이 마치 아홉 마리의 용이 모여 있는 것과 같다고 해 이름 붙여진 구룡산을 향해 올라간다. 1시간 정도 산행해 373m의 구룡산 삿갓봉에 오르면 커다란 여의주를 입에 문 용 한 마리가 길손을 맞는다. 삿갓봉에 올라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승천하는 용의 모양을 한 대청호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다음 코스는 500여개 각양각색 장승을 만날 수 있는 장승공원이다. 죽림정을 지나 강 줄기 데크를 따라 아름다운 금강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걸음을 옮기면 대청호 물 문화관에 이른다. 대청호 오백리길의 21개 구간이 마무리되는 곳이자 새롭게 시작되는 곳이다.

대청호 물결은 계절이 바뀌어도 그대로지만 그 위에 비친 계절은 하루하루 천변만화하는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사실 코스 따윈 잊어도 좋다. 가을, 대청호반은 모든 곳이 걷기 길이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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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구간-대청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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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구간-3암석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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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구간-1대청로하스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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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구간-생태습지보호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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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구간-6 추동습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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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구간-4 슬픈연가 촬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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