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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이야기] 버스 졸음 운전

2017-09-28기사 편집 2017-09-28 22: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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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광버스 추돌사고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필자가 지난 주에 모 방송사와 함께 이러한 관광버스의 고속도로 추돌사고에 대해, 경찰 조사 결과와 같은 졸음운전이 맞는지, 맞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영상분석과 실험을 통해 검증해 봤다.

우선 사고 상황에 공통점이 있다. 야간·우천·안개 등 시계 불량 상태도 아니었고, 앞차가 급정거를 하면서 제동거리 미확보 문제도 아니었다. 앞에 위치한 피해차량은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있는데, 관광버스는 속도를 유지하면서 그대로 추돌한 사고로, 100% 졸음운전으로 보인다. 졸음운전이 음주운전보다 위험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음주운전은 집중력과 응답성이 떨어지지만 사고 직전에는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그런데, 졸음운전은 달리던 속도 그대로 충돌하기 때문에 충격량이 몇 배 큰 것이다.

필자는 봄철에 승용차에 4명이 탑승하고 실내모드로 둔 상태에서 이산화탄소 증가량을 측정했다. 20여 분 만에 3500ppm을 넘어갔고, 40분 이전에 5000ppm 이상을 기록했다. 이 정도 수치이면 장시간 노출 시 치명적인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는 수치라고 알려져 있다.

버스는 승용차에 비해 내부공간이 매우 넓다. 게다가 사고차량과 동일하게 19명을 탑승시켰으니, 정원인 45인에 비해 절반만 탑승한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아주 여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30분 만에 5000ppm을 넘어섰고, 1시간이 경과하자 7000ppm 이상이 되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다가 승용차처럼 더 이상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버스는 지속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갔다. 탑승자 중 절반이 잠이 들었고, 전날 숙면을 취한 운전자와 필자 모두 하품하기에 바빴고, 메스꺼움과 두통이 엄습해 왔다. 안전을 위해 실험을 중단하기로 하고, 환풍기를 외기 모드로 전환했다. 외기모드 전환 후 5분 만에 이산화탄소 농도는 3000ppm 아래로 떨어졌다. 운전석 바로 옆에 위치한 자그마한 창을 열자마자, 2000ppm 미만으로 정상상태를 유지했다.

원인을 분석해 보니, 승용차와 버스의 구조적인 차이점이 있었다. 승용차는 뒷좌석 틈으로 실내 공기가 빠져나가 트렁크를 통해 배출되며 자연배기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어느 정도 이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출시되는 버스의 경우 주행 중 발생하는 바람소리를 줄이고, 외관을 보기 좋게 하려고 통유리로 제작하고 있다. 그런데 기술이 너무 좋아지다 보니 빈틈이 없고 실내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것이다. 뒷좌석의 경우 자연환기를 위한 틈이 존재할 경우 버스는 엔진으로부터 배기가스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실험차량에 정원인 45인이 가득 차 있다고 가정하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이상 빨리 상승할 것이고, 이럴 경우 사고 위험성은 배가될 것이다. 결국 안전을 위해서는 버스도 15분에 2분 정도는 외기모드로 놓고 운전해야 안전한 것이다. 외부의 미세먼지는 캐빈필터를 통해 걸러져 들어오기 때문에, 큰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배출가스를 통한 오염물질을 줄이고자, DPF 등의 후처리 장치를 지자체 및 환경부 예산으로 지원하며 장착 의무화를 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로 인한 졸음운전은 이보다 훨씬 위험하고, 대형 차량의 경우 피해가 상당하다. 관련 규정의 마련과, 국고 지원을 해서라도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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