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드기 감염환자가 처음으로 확인된 된 것은 2009년 중국에서다. 당시 중국 허베이와 허난성 남부 일대 주민들이 전신이 나른해지고 구역질이 나며 일부 주민들은 고열과 설사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지역 보건당국은 곧바로 역학조사에 들어갔으나 원인을 밝혀내는데 실패했고 고통을 호소한 주민 557명 중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인접한 산둥성에서도 같은 증세로 13명이 사망했으며 난징시에서도 4명이 숨졌다. 이 지역은 살인진드기 바이러스로 공포에 시달렸다. 2010년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가 세상에 알려졌고 병명도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이라고 붙여졌다.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은 전신이 나른해지고 구역질이 나는 경우가 많다. 그 후 고열과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고 혈소판이나 백혈구가 급감한다. 치사율이 30%에 이른다고 한다. 잠복기는 약 6-14일 정도이며 대개는 10-12일 후쯤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처음으로 감염자가 확인됐다. 제주도 서귀포시 표산면에서 소를 기르던 한 남성이 고열과 구토증세 보여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의심환자로 치료를 받았지만 며칠 후 사망했다. 그 해 전국적으로 17명이 살인진드기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했다. 이후 2014년에는 16명이 사망했으며 2015년에는 21명이 숨졌다. 지난해에는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는 지난달 기준 이미 31명이 사망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3년 일본에서도 7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살인진드기 공포에 휩싸였다. 처음에는 야생 진드기가 옮기는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인 중 알았지만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으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소참진드기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 서식한다. 주로 들판이나 산의 풀숲에 서식하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는 7-10월이다. 성충의 몸길이는 약 3㎜지만 피를 빨면 약 10㎜까지 커진다. 가을철 야외활동이 잦은 시기다. 치사율이 3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항바이러스제가 없다. 예방백신이 없는 이상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이다.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