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권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교수

"장기 기증은 사랑의 한 형태라고도 볼 수 있는데,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인간이 결정할 수 있는 가장 고결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생체 간 이식 수술에 성공한 이상권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가 느끼는 장기 기증의 의미는 바로 `사랑`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장기 기증의 경우 유독 부모와 자식처럼 깊은 연관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간 이식 수술을 하다보면 대부분 자녀가 부모에게 기증을 하거나 부모가 자녀에게 기증을 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서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간 이식 수술의 경우 공여자와 수혜자의 혈액형만 맞으면 대부분 가능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하지 않다"며 "하지만 진정한 사랑이 없으면 이뤄지기 힘든 게 장기 이식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게 간 이식 수술은 의료기관의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단순히 기술 차원을 넘어 환자관리에도 특별한 지식과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외과 수술 중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간 이식 수술에는 간 수술, 담관수술 등 고난도 술기가 전부 포함돼 있다"며 "간 이식 수술 가능 여부는 병원의 수준에 달려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외과 의사를 동경했던 이 교수가 다양한 외과분야 중에서도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간담췌 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생명에 대한 관심에서였다.

그는 "외과 분야도 여러 개가 있지만 조금 이라도 더 생명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며 "생명을 다루는 것은 물론 환자가 건강상 위험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간담췌 외과의 매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간담췌 외과는 외과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가장 힘들고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까지 간담췌외과 세부 전문의가 전국에 288명 뿐인 것만 봐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환자만을 바라보겠다는 이 교수는 "생명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한 만큼,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덧붙였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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