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번가 판화전·양순호 개인전

46번가 판화전 박운화 作
46번가 판화전 박운화 作
△46번가 판화전=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대전 이공갤러리.

판화의 다양한 기법들을 한 자리에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김대호·유미희·윤송이·이미정·한선아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재현되어지는 공간`이란 주제로 열린다. 판화 기법들을 통한 깊이 있는 판화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대전의 판화미술 중심엔 `46번가 판화가회`라는 단체가 있다. 1990년 대전의 중동지역 46번지에서 판화공방을 열고 후학을 지도하면서 동호인들과 함께 결성한 그룹으로 당시 대전판화공방의 주소지가 46번지였기에 장소에 의미를 두어 `46번가의 판화가들`이란 명칭을 얻게 됐다. 현재는 `46번가판화가회`로 이름을 지었다.

1990년 1회 전시에서 10명의 동인으로 시작해 27년에 걸쳐 23회의 전시를 이어오면서 50여 명의 회원으로 확장됐다. 이후 전국의 작가들과 교류하는 판화연구 그룹으로 성장해 최근에는 외국작가들과의 연구와 교류도 진행하고 있다. 판화가회 관계자는 "27년이란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본회는 판화에 대한 대중화는 물론 판화장르의 전통방법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미디어와의 결합을 꾀하며 계속 연구하고 발전시켜가고 있다"며 "다양한 예술의 표현방식을 요구하는 동시대미술에서 판화예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가 거듭할수록 점점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판화예술을 폭넓게 보급하는 차원과 지역문화예술 및 나아가 국제적인 감각으로서 질적인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양순호 개인전=10월 21일까지 갤러리 메르헨.

서양화가 양순호의 개인전이 열린다. 그의 작품은 마치 인상파 화가의 그림을 보는 듯한데, 화려한 색상의 꽃들이 그의 작품의 주된 소재이다. 그는 시각적 조형언어가 가질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꽃의 여성성을 넘어 인간 전체의 군상으로 확장시켜 의인화하고 있다. 그의 꽃은 두툼한 입체감과 꽃대의 강인함 보다는 방금 물을 흠뻑 먹은 기분 좋은 싱싱함과 상쾌함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마치 수채화 에서나 맛볼 수 있는 풍부함을 유화물감으로 선보이는 듯하다. 그래서 꽃 자체가 중후 하다거나 실존적이라기보다는 유한적이며 찰나적 기운이 강한 생에 단 한번 피는 꽃 같은 감성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느껴진다. 양순호의 꽃은 사실적인 묘사나 테크닉이 발현되지 않아도 사랑을 머금고 있는 듯 보인다. 오히려 작가는 사실적인 묘사나 테크닉을 의도적으로 구현하지 않는 듯 보이며 오히려 고의적인 미완으로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는 공백과 형상의 경계를 부드럽고 모호하게 하여 화면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여러 개의 꽃과 꽃잎이 덩어리가 되어 서로를 표현해 놓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작가 양순호의 꽃은 자신만을 위한 현실적이고 실존적인 꽃이 아닌 세상을 포용하고 사람과 자연을 자연스러운 관계 속에 놓이게 하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약육강식의 경쟁과 타인의 배려가 없는 무덤덤 세상살이에서 벗어나 주변부에 대한 관심과 인간 내면으로의 성찰을 기울이는 것이다.

양순호는 한남대 서양화과를 나왔으며 서울·대전·천안·청주·용인·미국·일산 등에서 19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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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호 개인전- 양순호 작, 그림속으로 45.5x37.9 oil on canvas 2017
양순호 개인전- 양순호 작, 그림속으로 45.5x37.9 oil on canvas 2017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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