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은 최근 한 지역일간지를 통해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있는 예산황새공원 안에 방문객 유치를 위해 미니동물원 설립을 전격 발표했다. 확인결과 현재 연구동 설립 예정 부지 위에 터파기 공사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문화재청은 공모사업을 통해 예산군에 황새마을조성지로 선정했다. 예산군은 2015년 예산황새공원을 완공하고 한반도에서 최초로 황새를 야생으로 돌려보냈다. 이 공원은 한반도에서 멸종된 황새를 야생복귀시켜 생태계 복원 목적으로 지어졌다. 그런데 최근 군은 전문가의 반대(공문으로 부정적 의견 전달)에도 무릅쓰고 연구동 예정 부지에 방문객 유치 목적으로 미니동물원을 짓고 있다.

군은 현재 공사를 잠시 중단시키고, 이 사업을 심사숙고해 주길 당부한다. 첫째, 미니동물원을 연구동 부지에 짓는 행위는 연구목적과 배치된다. 두 번째 세종시에서 더 가까운 대전시에 큰 동물원이 있는데, 세종시민들이 예산황새공원의 미니동물원을 찾을 것이라는 발상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셋째 그것이 야생동물이든 가금류든 살아 있는 동물을 유치한다는 건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자체 단체장의 잘못된 판단으로 지어진 조형물이나 건물은 허물어 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살아 있는 동물은 그렇게 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 연구목적 사업으로 설립된 천연기념물 황새공원에 영구적인 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문화재청은 현재 천연기념물 황새 유지·관리 목적으로 국고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미니동물원이 황새공원에 들어선다면 문제는 다르다. 천연기념물 동·식물들이 얼마든지 있는데, 왜 하필 미니동물원이냐는 것이다.

한반도 황새 야생복귀 연구목적으로 설립된 예산황새공원은 올해로 개원 3주년을 맞았다. 그런데 아직 이 목적사업을 진두지휘할 책임자가 없다. 일본 효고현(兵庫縣) 토요오카시(豊岡市)의 황새공원은 일본 조류학계의 원로인 야마기시(山岸 哲) 교수가 일본 황새공원 원장직을 맡고 있으며 그 분은 벌써 예산황새공원을 두 차례나 방문한 바 있다. 그리고 토요오카 시장은 황새농업을 통해 지역의 농산물 부가가치 창출과 황새를 통해 지역경제 살리기에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황새복원사업을 지자체 단체장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다. 연구와 행정이 조화를 이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운영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과 같이 한반도 황새 야생복귀 연구목적 사업에 대한 군의 왜곡된 행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결국 백년대계의 대한민국의 황새복원사업이 중도에 좌초되어 국민세금만 낭비하는 일이 생겨서는 절대 안 된다. 박시룡 한국황새복원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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