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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인 복지·권익보호…직업 인정 입법화 시급"

2017-09-25기사 편집 2017-09-25 17: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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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오디세이] 이범헌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첨부사진1이범헌 이사장은 "예술인이 사회에서 소외 받는다면 창의적 미래사회는 오지 않는다"며 "우리나라 미술계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송신용 대기자 겸 논설위원
작품 세계와 삶의 지향점이 일치된 예술가를 만난다는 건 행운이 아닐까? 이범헌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이 그런 경우다. 미협은 회원이 약 4만 명인 한국의 대표적인 예술인 단체이자 충청권을 포함 전국 16개 시·도 지회 등으로 구성된 매머드 조직이다. 화폭에 '조화와 상생'을 담아온 이 이사장은 '희망을 현실로, 변화와 쇄신, 대화합'을 화두 삼아 성공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그의 미협 운영의 방점은 '소통과 화합'에 찍혀 있다. '조화와 상생'의 또 다른 이름으로 들린다. 취임 뒤 전국의 지회·지부를 순회하며 '경청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고, '미술교육원'을 개원해 학점은행제 학교 및 대학원 개원을 향한 첫 걸음을 뗐다. 충북 옥천 출신인 이 이사장은 "미술인의 권익을 대변하고 창작환경 개선과 복지정책 시행으로 모든 미술인이 창작에 몰두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에 있는 대한민국예술인센터 내 사무실에서 이 이사장을 만났다. 절도 있고 활력 넘치는 목소리에 강렬한 의지가 묻어났다.



- 취임 6개월이 지났다. 소회를 들려달라.

"벌써 그런가. 이사장으로서 현실과 부딪히면서 협회가 해야 할 일, 이사장이라는 직책으로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소신을 거듭 확인하고,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현안이 산적해 있다. 우선 순위를 정해 하나 하나 추진해나가고 있다."

- 어디에 주안점을 두는 지 설명한다면?

"미술인의 명예와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집행부부터 깨끗해야 한다고 믿는다. 행정혁신 및 지회·지부 분권강화, 미술분야 지원 제도 시행, 미술인의 복지와 권익 보호를 위한 강력한 입법운동을 펼칠 생각이다. 아울러 대화합을 통한 힘 있는 미술협회 건설과 미술인 생애 주기별 희망 프로젝트 실천이라는 정책지표를 갖고 구체적 실행 방안을 찾고 있다. "

- 아무래도 미술인 생애 주기별 희망 프로젝트에 눈길이 가는데.

"사실 제가 약속한 실천 사항이나 정책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그동안의 작가 생활과 현장 활동, 미술 행정이 반영된 거라는 의미다. 이사장 임기 4년은 물론 저의 전 생애에 걸쳐 희망과 비전이 넘쳐나는 미술인 복지 제도를 구현하고 싶다. 미술가의 직업 보장 제도화와 미술품 금융담보제도 추진, 미술 저작권기구 설치 운영, 미술인 복지와 권익보호를 위한 입법화에 총력을 다할 각오다. 회원의 작품을 이미지 데이터로 구축해 온라인상 미술시장을 구성하고 저작권이 발생할 수 있도록 업무 협약도 하고 있다. 또 미술품을 현금화하고, 담보로 할 수 있는 '미술품 물납제도' 같은 걸 법제화한다면 창작 환경이나 생활 여건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걸로 본다."

- 미협이나 이사장만의 힘으로 되겠나?

"미술계엔 안정된 작가가 있는 반면 창작을 위한 최소의 복지혜택도 받지 못한 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분도 수두룩하다. 미술인을 포함한 전체 예술인을 대상으로 4대 보험과 산재보험에 가입하도록 정책적 입법이 절실하다. 미술인의 복지 문제는 직업 규정 등 정부나 국회와 논의할 부분이 적지 않다.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가치 부여, 한마디로 미술인 복지를 위한 미술인 직업 인정 입법화 노력을 다 하겠다."

- 새정부를 향해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전반적인 문화예술 정책이라든가 국가 위상에 맞는 문화복지 정책들은 잘 이루어 지는 듯 하다. 다만, 미협 회원 같은 예술인이나 실질적인 전문가 입장에선 피부에 와 닿지 않아 소외감이 좀 있다. 전업 미술가들로선 직업적 또는 신분 보장의 관점, 또 거기에 따르는 사회보장 차원에서 정부에 요구할 게 하나 둘이 아니다. 미술 작품이 산업적인 생산품이 아니라 창작품으로서 가치 부여가 돼 법이 규정하는 틀 속에 들어가 줘야 한다. 산업화 코드에 맞추다 보니 기초예술 분야의 가치 부여가 미약해 아쉽다."

- 취임 전 내놓은 조직 혁신 및 지회·지부 분권 강화가 기대를 모았다. 진척 상황은?

"수평적 조직의 협회를 만들겠다는 게 제 약속이었다. 회원들이 실제로 토론하고 협의하는 구조가 필요하단 얘기다. 지회·지부의 자치권을 강화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 및 지원·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전국의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직제 개편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시대에 걸맞게 지회·지부가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돌아가는 게 필요하다. 지회별 이사장 제도 도입도 추진 중이다."

- 미술대전의 권위와 공정성 확보가 난제다. 구체적 방안은?

"미협의 과제 중 하나가 대한민국미술대전이다. 미술계의 대축제인데 그동안 많은 미술인들이 지적해왔던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고 실행해왔다. 미협 운영도 완숙·공정하게 탈바꿈해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겠다. 회원들의 합의와 참여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 등 여러 혁신 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한동안 중단된 미술대전운영기금을 다시 정상화하고, 수상 작가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와 기회를 제공하도록 힘쓰겠다."

- 다른 분야와 달리 유독 K-미술이 취약한 듯하다. 해법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제일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데 많이 아쉽다. 미술 한류로서의 방향성이나 콘텐츠를 기왕의 전시라는 관념적인 형태만으론 안 되겠지 싶다. 우리 미술의 특색 있는 분야들을 중심으로 한 번 다시 특성화시키고, 한국적 특색이 있는 장르, 한국화·민화·서예까지 망라해 해외에 알리도록 하겠다. 현재 중국뿐 아니라 일본을 대표하는 미술협회와 협약을 추진 중이다. 몽골 미술가 협회는 11월 대전국제아트쇼에 참가한다. 물론 저도 대전에 간다. 또 스페인과도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유럽이나 인도 쪽에선 서예나 수묵화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서양화에 비해 더 좋더라. 민족성과 미학적 관점에서 정체성을 보여주기 때문일 게다. 미술 한류로서의 콘텐츠로 활용하면서 글로벌 전시 준비를 하고 있고…."

-미술계가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복안은?

"예술이 사회에서 유리되면 안 된다. 자주 만나야 한다. 그래야 친숙해지고 서로가 동화된다. 미술인들이 상시적으로 창작의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한 전시공간 마련이 선결 과제다. 관객과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미협이 판매 등 다양한 시장 구조를 확보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방법을 찾고 있다."

- 한국미술인희망포럼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데 어려움은 없나?

"미술포럼은 미술계의 복지를 위한 미협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미술인 권익 보호와 복지 개선에 필요한 정책을 연구·개발해왔다. 정부소장 미술품 관리 제도의 바람직한 개선 방향도 그 중 하나였다. 미협과 더불어 대한민국 미술인의 작품이 세계적인 미술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도록 효과적인 홍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도 하고 있다. 미협과는 상호보완적 관계가 될 수 있다."

- 붓을 잡지 못해 아쉽겠다.

"당연히 각오한 일이었다. 작품은 전혀 할 수 없다. 예의상 초대 출품 해드리게 되면 기존의 작품으로 대신한다. 다만, 작업의 방향성은 유지하고 구상은 하지만 실제 작업은 임기를 열심히 하고 나서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 고향에는 자주 가나. 충청인들에게 인사말을 한다면?

"특히 명절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간다. 제 몸엔 충청인의 피가 흐르고 고향은 제 에너지와 영감의 근원이기 때문에 늘 마음은 고향에 있다. 충청 출신 대미술가가 정말 많으시다. 오늘의 저를 있게 해준 충청이 자랑스럽다." 대담 = 송신용 대기자 兼 논설위원





미술위상향상·권익보호 앞장 문화계 기획자·실행자 등 역할

이범헌 이사장은?



대전 북중학교 재학 중 조우한 미지의 세계가 오늘의 이범헌 이사장을 이끌었다. 서양화가인 임양수 선생으로부터 미술 정신과 미술가의 삶을 배웠고, 서울 선화예고로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 공부에 뛰어든다. 집안의 반대가 없지 않았지만 곧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홍익대 동양화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학과, 한국교육개발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수학한 학구파다. 대한민국미술대전을 휩쓸었고, 충북대학교 등에서 후학을 지도했다.

개인전 27회와 국내외 아트페어·기획전 350회라는 이력에서 보듯 화산 같은 폭발력의 화력(畵歷)으로 이름나 있다. 한국미술등록협회 회장과 (주)한국문화예술사업단 대표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미술의 위상 제고와 미술인의 복지·권익보호에 앞장서왔다. 부산비엔날레 특별전 커미셔너와 피스드림아트페스티벌 총감독(스페인), 한국 문예진흥기금 평가위원, 2015 대한민국 대표작가초대전 운영위원장, 영화사 '다' 감사 등을 지낸 문화계 기획자이자 실행자이다. 대한민국서화아트페어 최우수상과 한국예총 예술문화공로상 등 수상 다수.

미술가로선 내면의 의식 구조와 한국성의 정체성 같은 걸 이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표출하느냐에 천착해왔다. 자연을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사상 속에 관념을 투영시켰다. 동양화 기법과 언어를 그대로 쓰되 먹과 캔버스, 아크릴 혼합재료를 함께 사용해 '조화와 상생'의 세계를 펼쳐 보였다. 최근 선보인 매화인((梅花人·Blossom man) 시리즈와 꽃춤(花舞·Flower Dance) 연작이 대표적이다. 화려한 색감과 탄탄한 조형미가 압권이다. 각자 살아가면서도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 꽃무리는 인간의 조화로운 가치와 변증법적 세계관을 상징한다. "작품이나 세상살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말에서 미협 운영 방향을 엿보게 한다.

이 이사장은 "임기를 열심히 마친 뒤 집약적으로 작업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갖고 일을 하고 있다"며 구상의 일단을 드러냈다. "문득 문득 원초적 생명력을 지닌 도라지꽃을 떠올립니다. 국토를 종단하면서, 향토적인 삶의 가치와 우리네 일상이 깃들어 있는 길을 걸으면서 거기에 얽힌 마을의 역사를 일종의 기록화, 역사 풍경화랄까 진경산수로 담아내고 싶네요." 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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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고전적인 동양화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녹여온 이 이사장은 꽃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화폭에 '조화와 상생'의 이미지를 담아 사회의 관계성을 변증법적으로 전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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