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 세계에서 정답을 찾아라] ①내포신도시 5년의 현주소
영국과 일본의 경우 신도시 건설 시 명확한 도시철학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발전 전략을 수립한다. 특히 신도시 중 길게는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꾸준한 발전 모델을 제안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본보는 해외 신도시의 모범 사례를 근거로 내포신도시가 향후 보강해야 할 점과 개선해야 할 점 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4차례에 걸쳐 발전 방향을 짚고자 한다.
◇첨단과 친환경, 안전을 내세운 내포신도시=2006년 2월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삽교읍 일대가 도청이전 부지로 결정됐다. 신도시는 이후 도청이전 특별법 제정과 개발계획 수립, 도시기반 조성 등 다양한 준비 작업을 거쳐 2010년 7월에야 비로소 `내포신도시`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2013년 1월 도청 이전이 완료된 뒤부터는 신도시 조성사업에도 본격적으로 탄력이 붙었다.
내포신도시라는 이름에는 과거 번성했던 내포 문화권의 역사를 잇는다는 뜻과 환황해권 시대의 선도자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도는 여느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내포신도시 설립을 위해 조성단계, 발전단계, 정착단계 등 총 3단계를 거쳐 도시가 완성되는 청사진을 그렸다.
2008-2013년까지 추진된 `조성단계 과정`에서는 도청과 유관기관 등의 이전을 골자로 하는 행정타운 개발·도시기반시설 공급을, 2014-2015년 실시된 `발전단계 과정`에서는 인구 유입에 따른 주거용지 개발 등이 실시됐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진행되는 `정착단계 과정`은 산업단지 유치와 체육시설 조성, 신도시 활성화 촉진사업을 주로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신도시의 자족기능을 활성화하고 인구 10만이 거주 가능한 도시로서 규모를 키우게 된다.
내포신도시 설립의 추진 전략은 크게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통합형 행정도시 △지식기반형 첨단산업도시 △고품격 건강복지도시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친환경적인 생태도시 △정보화 기반의 유비쿼터스 도시 △각종 재난 및 재해에 안전한 도시 건설 등 6가지로 압축된다.
균형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대한 행정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고, 각종 지식기반형 산업이 입지한 첨단 도시로서의 역할을 하게 만든다는 것. 여기에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자연친화적인 도시로서의 정체성도 확립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선도한다는 목표 역시 갖고 있다.
◇부족한 인프라, 다양한 환경 문제 개선 필요=뛰어난 자연 경관과 달리 여전히 부족한 생활 인프라와 주변 도시와의 단절은 내포를 `진정한 신도시`로 발전시키는 데 매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비록 예정된 계획에 따라 계속해서 신도시 설립 작업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내포신도시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는 다양한 인프라 구축이다. 신도시 내 인구가 늘어나며 종합병원급 이상 대형 병원과 대학, 주유소 등 기초 인프라의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수익성 등의 문제로 유치에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병원과 대학 유치는 당초 신도시 설립 초기 단계부터 추진됐다. 하지만 종합병원의 경우 인구 수 대비 수익률이 적어 병원들이 입주를 망설이고 있으며, 도가 유치를 위해 접촉 중인 대학들은 관련 연구소의 선행 설립 등을 요구하며 캠퍼스 이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주유소 등의 생활편의 시설이 입주하지 못하는 이유도 비싼 땅값 대비 낮은 수익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주여건 개선과 함께 축산악취, 미세먼지 등의 오염물질을 해소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지난 5년간 도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한 축산악취 해소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 특히 고형폐기물을 재활용 해 열을 생산, 이를 신도시 열 공급수단으로 사용하는 고형폐기물연료(SRF) 열병합발전소 설립 관련 사안은 현재 내포신도시 내 가장 뜨거운 감자로 꼽힌다. 환경 친화적 도시라는 내포신도시의 취지와 다르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살고싶은 도시`로서의 정체성 확립 시급=이처럼 해결해야 할 현안이 내포신도시에서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포신도시가 `살고싶은 도시`로서의 매력과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내포신도시는 도시건설의 기반을 생태도시, 안전도시, 유비쿼터스 도시기반을 도시계획의 기초로 잡고 있다. 여기에 `첨단산업도시`와 `통합형 행정도시`, 그리고 `건강복지도시`를 주요 개발 방향으로 설정하고 지속가능한 충남발전을 선도하는 중심 도시로서 건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도시철학을 실현하고 살고싶은 내포신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우수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영국 버킹엄셔(Buckinghamshire) 북부에 건설된 최대의 뉴타운인 `밀톤키인즈(Milton Keynes)`는 이 같은 신도시의 대표 모델로 손꼽힌다. 설립 초기 다소 부족한 인프라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밀톤키인즈는 장기적인 개발 계획을 바탕으로 지난 50년 간 1만개가 넘는 기업체의 본사가 자리잡을 정도로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현재 영국 동서부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경제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영국에서 스타트업 비즈니스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일본 요코하마 역시 세계적인 관광지이면서 일본인들이 가장 살고싶은 지역으로도 손꼽힌다. 요코하마는 1960년대 도쿄로의 인구 유입을 막고 도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요코하마 6대 사업을 폈고, 이 사업 일환으로 미나토미라이21(미래항구21)사업과 코호쿠 뉴타운 건설사업이 추진됐다. 미나토미라이21은 요코하마 중심부를 강화하기 위해 조성된 계획 도시로 랜드마크타워와 아카렌가 창고, 놀이시설인 코스모월드 등 쇼핑·문화시설은 물론 입주기업도 상당하다. 코호쿠 뉴타운 사업은 자연을 보존해 쾌적한 정주 여건을 마련한 사례로, 수십년 째 일관된 도시정책을 폈다는 것이 요코하마시의 도시개발 철학이다. 전희진 기자
※이 기사는 2017년도 충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을 통해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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