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상정해 재석 298명 중 찬성 160명, 반대 136명, 기권 1명, 무효 3명으로 가결 처리됐다.

가결 정족수 150명보다 10명 많은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사상 초유의 사법수장 동시 공백은 막을 수 있게 됐다.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기국회 등 향후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한 지원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개혁적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정책의 국회 통과를 위한 힘 겨루기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른 한편으로는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번 김 후보자의 표결에서도 민주당 의석수 121석으로는 가결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야당에서 최소 30명 가량이 찬성표를 던져야 국회 통과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야당과의 관계설정은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김 후보자의 국회 통과는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이수 후보자의 부결 직후와 국민의당을 향한 비난성 발언 논란 때만 해도 지도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나왔었다.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지도부를 압박했던 것. 임명동의안 통과되면서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일순간에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다당제 국회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 확실한 캐스팅보트라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향후 여당은 물론 보수정당과의 관계 설정을 통해 제3당의 의미를 더욱 빛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정당은 당론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한계를 보이면서 기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앞서 김이수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부결시키고 김 후보자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 야당의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성과라는 평가다. 정기국회에서도 정부 여당을 향한 날선 비판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정당은 개혁 보수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서 상처만 남았다. 한국당과 함께 반대 당론을 정하는 모험까지 했지만 김 후보자에 대한 부결조차 이뤄내지 못해 당분간 존재감을 찾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지난 20일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에는 김 후보자에 대한 적격, 부적격 의견을 모두 담았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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