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번의 일격이었다. 기린의 수컷 성기는 딱 한 번 암컷 성기 안으로 들어갔을 뿐이었는데 그것으로 그들의 짝짓기는 끝났다. 다른 동물들의 짝짓기에 있는 피스톤 운동 같은 것은 기린들에게는 필요없었다.

기린의 수컷은 딱 한 번 자기의 성기를 암컷 성기에 찔러 넣은 다음 옆으로 길게 누웠고 암컷 역시 그랬다.

그들의 짝짓기는 그것으로 끝난 것 같았는데 허무한 짝짓기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짝짓기로 만족한 것 같았으며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짝짓기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브라운 박사는 계속 그들을 지켜봤는데 짝짓기에 성공한 후에 수컷은 떠나가버렸고 암컷은 몇 달 후에 임신을 한 것 같았다. 딱 한 번의 삽입으로 끝난 기린의 짝짓기는 임신을 가져 온 것 같았다.

기린의 암컷은 임신을 한 지 50일만에 새끼를 낳았다. 어미는 선 자세로 진통을 겪고 출산을 했다. 출산된 새끼는 키가 2m 가까웠고 몸무게도 100㎏에 가까웠다. 새끼는 어미의 배에서 나올 때부터 커다란 눈이 떠있었고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나 걸어다녔다. 야생 상태에서 태어난 새끼는 이내 사자 표범 하이에나들의 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 일어나 뛰어다녀야만 했다.

그 새끼는 그후에도 순조롭게 자랐으며 몇 달 후에는 어미 주변에서 뛰어다니고 있었다.

브라운 박사는 그렇게 도저히 짝짓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코끼리나 기린이 짝짓기를 하는 것을 봤으나 짝짓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은 동물은 또 있었다. 뱀 종류의 보아였다.

인도에서는 몸길이가 8~9m나 되는 거대한 보아가 살고 있었다. 거대한 그들은 악어도 잡아 먹었고 송아지도 잡아 먹었다. 굵은 고무 타이아 같은 몸으로 먹잇감을 둘둘 말아 질식시킨 다음 통째 삼켜버리는데 그들은 짝짓기를 어떻게 하나.

그들에게는 손도 없고 발도 없다. 그뿐만 아니라 수컷에게는 어른 주먹만큼이나 굵은 성기의 귀두가 두 개나 붙어있었고 암컷의 몸 아랫쪽에는 가느다란 홈 같은 성기가 음순에 붙어 있었다. 음순이 꼭 붙어 있어 손가락도 들어가지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어른 주먹보다 굵은 수컷의 성기가 어떻게 그런 암컷 성기에 삽입되는 것일까. 손도 없고 발도 없는 몸인데 어떻게 그들이 짝짓기를 할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볼 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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