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전시장 청년작가 육성·문화 활성화 부족

대전권의 청년작가들이 지역에서 전시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고 지역 미술계의 토양을 탄탄하게 다져가는 방안으로 `대안 공간` 조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안공간은 기존 권위적인 미술관이나 상업성을 띤 갤러리(화랑)와 다르게 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마련된 비영리 전시공간으로, 청년 작가들에게 문턱이 낮고 예술가들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되면서 미술계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이미 다른 여러 시·도에서는 이 같은 대안 공간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경기도 수원에는 `대안공간 눈`이 2005년 개관해 운영 중이며 12년째 청년 및 지역 작가 중심으로 매달 전시회를 열고 있다. 대안공간 눈은 현재까지 청년 작가들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수원의 문화예술을 이끄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인천에도 `대안공간 듬`이 개관해 청년작가 등에 전시 기회를 지원하고 있으며, 경남 창원에서는 지난 8일 대안공간을 지향하는 전시공간인 `로그캠프`가 문을 열었다.

인근 충북 청주에서도 대안공간 `예술다방 톡톡`이 10여 년 넘게 운영 중이다.

반면 대전에는 지역 미술관과 갤러리가 50여 개가 넘지만 대안 공간은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2010년 대전 중구 대흥동에 `스페이스씨`(Space ssee)가 대안 공간으로써 실험적 전시를 진행하고 청년작가에게 전시 기회를 줬지만 여러 사정으로 2014년 문을 닫았다.

지역 미술계에서는 청년작가들이 지역에서 역량을 키우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안공간 조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현주 미술평론가는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청년작가 발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문이 너무 좁아 청년작가들이 전시를 여는 기회를 얻는 게 실질적으로 대전지역에서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안 공간이 마련된다면 지역 청년작가들은 전시 기회뿐만 아니라 평론가·예술가 등과 소통할 수 있어 예술 활동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와 대전문화재단이 청년작가에 대한 지원으로 대안 공간 마련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희정 미룸갤러리 관장은 "대중성과 상업성이 대형 미술관의 역할이라면 대안 전시공간은 작고 특색 있는, 색다른 전시물을 경험할 수 있는 기능"이라며 "청년작가의 기량을 높이는 한편 지역 미술계의 활성화와 기형적 구조의 균형을 맞춰가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존재해야 하고 시나 재단에서 예산을 지원, 안정적인 운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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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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