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이 기차 여행중 차장으로부터 표를 보여달라고 요구 받았다. 주머니와 가방을 모두 뒤졌지만 허사였다. 표를 찾지 못한 아인슈타인에게 차장이 "모두 아는 분이니 안 보여줘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의자 밑을 더듬으려 허둥댔다. 그 모습이 이상한 차장이 "괜찮다"고 거듭 말했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표를 찾아야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 거 아니오."

치매는 기억력 저장 창고인 수백억개의 뇌 신경세포 뉴런이 서서히 죽어가면서 생기는 노인성 질병이다. 병은 몇가지 발병 원인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신체의 노화가 주요 원인이다. 체세포의 감소로 사람은 나이 70에 이르면 심장의 경우 그 능력이 30%정도, 폐는 40%, 신장은 40% 가량 기능이 저하되고 정신능력은 하루 13만개씩 뇌세포가 죽어가는 이유로 20% 감퇴한다고 한다.

이 병의 가장 큰 문제는 가족들이 환자를 제대로 돌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언제 낫는다는 기약없이 성인 아기와 같은 행동을 하는 부모를 보는 자식의 가슴은 시퍼렇게 멍이 든다. `긴 병에 효과 없다`고 돈과 인내를 바닥내기도 일쑤다.

때문에 치매환자는 이제 더이상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가사회가 관여해야 할 사항이다.

때마침 9월 21일 오늘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는 69만명. 80세 이상 어르신만 놓고 보면 4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2015년 기준으로 치매 환자 1명에게 들어가는 의료비와 요양비는 연간 2000만원이 넘고 가족들이 치매 환자를 돌보는 시간도 하루평균 8시간이다.

정부가 최근 치매 치료비의 90%를 건강보험으로 부담하고, 치매지원센터를 47곳에서 252곳으로 증설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치매국가책임제의 청사진을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치매라는 말은 라틴어로 `정신이 없어진 것`을 뜻한다. 한자로 어리석을 `치`와 어리석을 `매`자를 쓴다. 이 어리석음을 치료하는 최고의 백신은 바로 건강할때 이를 예방하는 현명함이다. 전문가들은 평소 좋아하는 노래가사와 중요한 전화번호를 의도적으로 외우고, 신문을 매일 한두 시간씩 정독하라고 조언한다. 미당 서정주 시인은 생전에 아침마다 40분씩 세계의 산 이름을 외웠다고 한다. 몸이든 머리든 자꾸 써야 망가지지 않는다.

원세연 지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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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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