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의전당 청년오케스트라 고영일 지휘자

고영일 DJAC청년오케스트라 지휘자가 19일 오케스트라 연습실인 대전예술의전당 아카데미홀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고영일 DJAC청년오케스트라 지휘자가 19일 오케스트라 연습실인 대전예술의전당 아카데미홀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대전예술의전당(DJAC) 청년오케스트라 출신입니다`가 제일의 이력이 될 수 있도록 브랜드화에 매진하겠습니다."

대전 클래식계의 대부(大父)로 불리는 고영일(72) DJAC 청년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이 오케스트라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오케스트라 아카데미"라며 "첫 시작이 중요한데 단원들의 기량을 높여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예당은 지난 6월 청년오케스트라를 발족했다. 오케스트라에 입단하지 않은 지역 청년음악가들을 대상으로 체계적 교육을 시키는 이른바 오케스트라 아카데미다.

1·2차 오디션을 통과한 35명의 청년음악가들과 파트별 코치 15명 등 50여 명의 단원들이 채워졌다. 그 중심엔 지휘자 고영일이 있다. 지역 음악계의 산 증인으로 대전시민회관 설립, 대전시립교향악단 창단 등 대전음악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그는 일흔을 넘은 나이에 또다시 중책을 맡았다. 지난 3개월 동안 그가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괄목할 만하게 성장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대전예당 아카데미홀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2시간씩 연습하는데 시간이 모자란 게 아쉬운 부분이에요. 그럼에도 모두가 열심히 해줘서 고마울 뿐이죠."

지난 18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렸던 첫 공연 때 한 시민은 "단원들의 열정이 느껴져 감동을 받았다"며 엄지를 들었다. 오는 22일에는 카이스트 대강당에서 `모차르트 휘가로의 결혼 서곡` 등 모차르트 스페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 출신인 그가 대전과 인연을 맺게 된 건 47년 전인 1970년. 당시 서울대 음대생들로 이뤄진 서울대오케스트라로 지역 순회공연을 열던 그는 대전에서 성세재활원을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장애아동을 만나며 음악을 알려주겠다는 약속 후 대전에 정착했다. 파리고등사범음악원을 졸업하고 벨기에 브뤼셀 왕립음악원 및 아메리칸 콩셀바투아에서 지휘와 음악분석을 수료한 후 그는 그동안 러시아 모스크바필하모니, 충남교향악단 등에서 객원지휘자로 함께 했다. 지역에서는 전국에서 단원을 선발해 운영 중인 `카다쉬코러스`의 지휘자를 21년째 맡고 있는 것을 비롯해 여러 민간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백발의 지휘자는 또다시 꿈을 그린다. 그는 "DJAC오케스트라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지는 미지수이지만 이제 씨를 심었으니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성장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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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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