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3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한국과 미국은 물론 유엔에서도 사무총장까지 직접 나서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니켈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거론하며 북한 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전쟁까지 불사하겠다고 북한에 대해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으름장은 6차 핵실험 이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때마다 반복하고 있으며 북한도 이에 질세라 미국의 무모한 선제타격 기도가 드러나는 즉시 서울은 물론 괌까지 불바다를 만들겠다며 `으름장`에 `으름장`으로 맞서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배치를 놓고 지난해부터 중국내 우리 기업의 손목 비틀기를 계속 이어오더니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퇴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으름장은 무서운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위협하는 짓이다.

대부분 힘이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갑의 위치에 있는 자가 을의 위치에 있는 자에게 행하는 행동이지만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더 잃을 것이 없다고 판단되면 역으로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국내 정치가 이런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지만 김장겸 MBC사장의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방송장악이라고 주장하며 장기국회 파행이라는 으름장을 놓았다.

국민의당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면서 여당에 대한 으름장이 `뻥카`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사과를 받아냈다.

으름장을 놓는 것이 때론 목적을 달성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용되지만 세련된 방법은 아니다. 으름장은 소통과 협상의 단절, 목표달성의 맹목적 추구가 원인으로 지적되는데 결국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협박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유아를 볼모로 잡아 집단휴업이라는 카드로 정부에 으름장을 놓았지만 여론을 등에 입지 못해 백기투항을 한 것도 약점잡기에 불과했다는 의견이다.

최근 들어 우리 국민은 안보,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서 반복되는 으름장에 시달리며 전쟁과 불안,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으름장의 홍수 속에 더 이상 국민들은 으름장을 공포가 아닌 염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욱이 정말 무서운 것은 대상이 무엇이든 국민들이 놓는 으름장은 으름장을 놓는 것으로 끝나지 않다는 것이다.

차진영 당진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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