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육, 맞춤 교육, 창의력을 기르는 교육,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말들이다.

시대에 발맞추어 변해가는 학교수업들은 필자가 보기에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교과서의 글자 몇 글자를 바꾸고 창의적인 수업이라 하며 수능 과목과 채점비율 등 몇 가지 바뀐다고 학생들이 독창적으로 변하거나 능동적으로 전환되지 않는데 말이다. 생선을 잡으려면 바다로 가야 하는데 자꾸 산을 오르며 생선은 왜 없냐고 하는 것과 다름없는 형상인 것이다.

대학교 강의나 특강을 나가면 질문을 던지곤 한다. 침묵의 대답이 대부분이며 이따금씩 대답하는 대답조차 주위의 눈치를 보며 하는 것 이 대학교 수업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그 원인을 학생에게 돌릴 수 있는 문제일까? 고등학교까지 수능만을 바라보고 책의 내용들을 머리에 넣고 주입식 교육으로 일관해오다 대학을 들어가니 이제 창의적으로 행동하라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

또한 가르치는 교육자가 창의적이지 못하고 능동적이지 못한데 어찌 책에 글자가 바뀐다고 학생들이 변할 수가 있겠는가? 지금 교육자들은 훨씬 구세대의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들이다. 학생들이 문제가 아니라 선생님들의 교육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학교 수업들이 인생을 살면서 너무나 중요한 것들과 멀어져 가고 있다.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만나게 되고 관계를 맺어야 하며 어울려야 하는 대상은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인문학과 철학 수업이 결여되어 있으며 그것조차도 참 재미없게 쓰여 있다. 학생들의 시선에서 그들의 삶과 인간관계에서 이야기를 풀어 가면 재미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무용학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예술이란 것이 자신의 철학과 생각들을 객관적 혹은 주관성을 가지고 기능적으로 표현해내는 것인데 철학적 수업의 베이스는 없이 기능만을 강요하니 작품도 다름이 아닌 틀림을 이야기하며 다르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형화된 움직임이 약한 무용수들은 그것이 기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꿈을 접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허나 지금이라도 우리나라 교육이 시선을 돌려 바다로 걸어가야 언젠가는 능동적인 낚시질로 창의력이라는 생선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서윤신 FCD댄스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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