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권 재래시장 추석매출 작년보다 감소

"안된다 안된다 해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올해 장사는 특히 더 심하네요."

대전 서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추석 대목에 대해 묻자 긴 한숨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명절이면 항상 잘 나가는 오징어도 한 축(20마리)에 2만원이 오르면서 있는 손님도 끊겨 매출이 3분의 1수준"이라며 "추석 전이 이 모양인데, 연휴도 길어 올 추석 장사는 어째 흥이 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18일 오전 11시 대전 서구의 한 전통시장. 시장은 장사를 준비하는 상인들로 분주했다. 시장 곳곳에는 명절을 맞이해 전통한과, 과일선물세트 등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그러나 진열된 상품들을 구경만 할 뿐 선뜻 물건을 구매하는 이들은 없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62)씨는 "다음주가 본격적인 추석 대목이긴 하지만 올해는 작년에 비해 10-20% 매출이 줄었다"며 "요즘엔 명절 때 제사를 지내지 않고 놀러가는 사람들이 많아 황태포나 쥐포 등 제사용품 판매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상인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있지만 워낙 연휴가 긴 탓에 전통시장 방문객이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최장 열흘 간 연휴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 차례를 간소히 지내거나 아예 지내지 않은 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상인들은 벌써부터 울상을 짓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물가까지 올라 시장을 찾은 이들의 발길은 더욱 한산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전지역 건오징어 10마리 가격은 올해 1월 3만108원에서 이달 현재 3만 6398원으로 6290원(20.8%)이 올랐다. 사과(후지품종)도 10개 기준 지난 1월 1만8184원에서 지난 달 2만4318원으로 6134원(33.7%)이 올랐다.

이날 추석용 장을 보러 왔다는 김필화(서구 내동·57)씨는 "이제 장을 보면 5만 원은 돈도 아닌 것 같다"며 "특히 야채와 과일 같은 생물가격이 많이 올라서 장을 보는 내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전통시장들은 상품권 지급, 할인행사 등을 벌이며 추석 대목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전 서구 도마시장은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시장에서 5만 원이상 물건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5000원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며 서구 한민 시장은 오늘 23일 `모두의 장날` 행사를 열며 2만 원 이상 현금·카드 영수증을 가져오는 고객에 한해 선착순 300명에서 온누리 상품권 5000원을 지급한다.

한민 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예년에 비해 손님이 줄긴 했지만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추석맞이 손님을 사로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예지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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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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