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뺨 때리고 발로찬 2명 체포

최근 아산 여중생 학교폭력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천안에서 10대 여중생들이 한 여학생을 집단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지역 내 모 중학교 여학생을 폭행한 A(14)양 등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양 등은 지난 12일 자택 건물에 있는 빈 방에서 2개월 전에 알게된 동갑 내기 여중생 B양의 뺨을 마구 때리고 발로 배를 걷어차 전치 3주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양 등은 B양이 지난 13일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자 직접 촬영한 폭행 영상을 지인에게 SNS를 통해 전달됐다. 영상은 20초 길이 안팎의 동영상 3개로 반나절 만에 불특정 다수가 구독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됐다. A양 등은 현재 학교에 다니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양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아산에서도 10대들이 여중생을 감금하고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천안과 아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10대 A양과 B양은 중학교 2학년 C양을 아산의 한 모텔로 불러냈다. 이들은 C양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문을 잠그고 1시간여 동안 무차별 폭행하는 가하면 담뱃불로 C양의 허벅지를 지지고 바닥에 떨어진 음식까지 먹게 했다. 이 사건으로 피해 여학생은 병원 치료를 받았고 아직까지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또 가해자 A양은 현재 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 B양은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가해자들은 학교 밖 청소년들로 범죄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고 범죄 이후에도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천안 사건의 경우 가해자들은 학교를 다지는 않는 학생들로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관리나 상담 등을 위한 연결고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또 비록 학교를 떠났지만 학교 안 아이들과 여전히 연락하고 만나는 등 접촉을 유지한다는 점도 이들이 학교폭력 사건에 꾸준히 연루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제제할 방법도 딱히 없는 상황이다. 교육당국과 외부상담센터 등과의 연계 시스템도 미비하다. 학교 안 아이의 경우 상담센터나 위센터 등과 연계해 상담이나 심리치료 등을 할 수 있으나 학교 밖 청소년들의 경우는 연락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대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교육당국-지자체-상담기관-학교` 등 전반에 걸친 정보망 구축은 물론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천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경우 관리는 물론 외부 상담기관과의 상담 권유 등도 쉽지 않다"며 "전반적으로 지역사회가 나서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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