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의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은 8번이며 별칭은 `도전자`이다. 그의 성격특성은 `욕망(Lust)`과 `공모(Complicity)`라는 격정으로 규정된다. 이 유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들은 충성스럽고 덜 공격적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불의에 관심을 가지며, 사회의 규칙과 관련된 반사회적 요소도 있다. 이들은 자기가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대상을 위하여 충성을 바치고 공격성을 표출하기도 한다. 이들은 다른 8유형에 비해 부드럽고 친절하며 화를 덜 낸다.
1360년 이성계의 부친 이자춘이 고려의 관리가 된 지 4년 만에 죽자 그는 스물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갑자기 부친의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다. 그의 부친은 상당한 경제력과 사병을 포함한 막강한 무력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이 유산이 20대 청년인 이성계에게는 버거운 것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타고난 리더였다. 그는 유산의 무게를 잘 견디고 이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그가 비교적 이른 나이에 부친의 그림자를 지우고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무인으로서의 실력과 포용력에 기인했다. 이성계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고려 중앙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우선은 왜구, 여진족, 홍건적 등의 계속된 침입과 이를 격퇴하는 과정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쌓았기 때문이었다. 이는 그의 성격유형을 설명하는 `도전자`의 모습이다.
게다가 그는 무장답지 않은 처세에도 능했다. `동각잡기`는 이성계가 부하를 예의로 대접해 아무도 욕하는 자가 없었고, 서로 이성계 부대에 속하고 싶어 했다고 전한다. 또 "태조는 항상 겸손하게 행동했으며 남의 위에 서려고 하지 않았다"면서 활을 쏠 때도 상대편의 실력을 봐서 비슷하게 맞히다 권하는 이가 있으면 한 번쯤 더 맞히는데 그쳤다고 기록했다(이덕일, 2010).
이성계의 성격특성의 `공모`는 자신이 보호해야 할 대상을 충성스럽게 보살피고 부드러운 태도로 자신의 주변에 머무르도록 하는 것이었다. 당시 사회의관습에 비추어 파격적인 리더십이었다. 그가 핍박받는 백성들에 대하여 느낀 감정과 이에 대한 정도전의 대안 제시는 자신의 성격특성인 관대함, 포용력과 잘 정렬되었다.
그러나 실패를 경험해 보지 못한 그는 정도전을 너무 믿었고 이방원이라는 변수를 간과했다. 그는 8유형답게 양위 후 태종 8년(140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신의 뜻을 거스른 이방원에게 복수심을 거두지 않았다. 현상진 대전시민대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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