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 처리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하고 있다. 여당은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가 24일까지라는 점을 들며 임기가 마무리 되기 전에 김 후보자 인준안 처리를 주장하며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반면 야권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표결처리 결과를 복기하면서 여유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야당의 각종 정책과 협치 노력을 강조해온 보수야당은 김 후보자의 인준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어 표결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인준안 처리를 위해 야당과의 물밑접촉을 이어가고 있지만 쉽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가 18일 예정돼 있지만 한국당의 반대가 워낙 강경하다 보니 접점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당에게 다행스러운 점은 바른정당이 김 후보자의 인준을 반대하지만 본회의 표결에 긍정적이라는 점과 국민의당 역시 참여 의사가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집중 설득 작업을 통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김 후보자의 인준안 처리에 올인한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청문보고서 채택이 아니라 본회의 표결 처리가 관건이다. 이미 여당으로선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다. 김이수 후보자의 인준안 부결에 이어 김명수 후보자의 인준안까지 부결되면 앞으로의 정치일정에서 야당에 끌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번 부결 때처럼 국민의당만 믿고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18일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야당을 적극적으로 설득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당의 선택이 김 후보자의 인준안 처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보수야당의 반대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확보할 수 있는 표는 130표에 불과하다. 국민의당의 표가 절실한 이유다. 현재 국민의당의 분위기는 정부여당에 비판적이다. 김이수 후보자 부결 당시 정부여당이 국민의당을 향해 던진 비난의 앙금이 여전하다. 국민의당은 당론 없이 의원 개개인의 선택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지만 감정이 상한 만큼 여당에 호의적이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 이미 추미애 민주당 대표 등의 발언 등에 대한 사과를 공공연하게 요구하면서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야당 협조 요구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추 대표 등의 사과가 선행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호남 민심이 걱정이다. 텃밭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의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이 높아질 경우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어떤 선택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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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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