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서 의미 있는 행사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충북 충주시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19일까지 닷새 동안 치러진다. 청주 오송에서는 지난 12일부터 5일간 `2017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가 열렸다.

관주위보(貫珠爲寶).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란 말이다. 충주시, 청주시, 충북도는 연일 페이스북에 새로운 뉴스를 전달하며 `좋아요`를 누르도록 유혹한다.

대전에서는 아시아태평양도시정상회의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열렸다. 미래를 요리한 성대한 지식의 만찬이었지만 풍미를 즐길 여유는 없었다. 미국에서부터 중국, 일본 등 28개국의 도시 120여곳의 대표들은 미래를 위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차려진 성찬도 충실했다. 셰리 블레어, 제라드 코엔, 토마스 프레이, 세계 어디서든 그 명성을 들을 수 있는 지식의 요리사들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메인코스인 6차례 전체회의와 맞물려 돌아간 6차례 청년포럼의 짜임새는 APCS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포만감 뒤로 화려한 성찬의 풍미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매끄럽지 못한 운영 탓이다. 제라드 코엔 기조연설 때 벌어진 취재진 입장 불가 사태가 가장 대표적이다. 강연을 듣지 못한 기자들이 질문이 있을 리 만무하다. 당연히 오후에 잡힌 코엔과 기자회견장은 서너명 기자만 자리를 지켜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온라인 마케팅쪽은 더 심각하다. APCS 공식 홈페이지는 지난 7월27일을 마지막으로 공지글이 전혀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미디어릴리스 코너는 6월11일자 기사가 마지막이다. 회의 기간 동안 수백건의 기사가 쏟아졌지만 APCS 홈피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요즘 가장 강력한 홍보수단으로 여겨지는 SNS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에는 8월 한달간 4건의 게시글이 고작이다. 회의가 한창인 9월에도 게시글은 단 2건에 그쳤다. 유투브에는 31초짜리 개막 예고영상이 전부다. SNS는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가장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이를 외면했다. 대전시는 홈페이지 등 회의 운영을 대행하기 위해 11억여원을 대행업체에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APCS 대행용역 과업지시서에는 홈페이지 지속 업데이트 및 운영, 언론 관리 및 프레스 센터 운영 등이 명시돼 있다.

취재2부 차장 이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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