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고혈압·흡연 요인…CT촬영 서둘러야

뇌동맥류는 혈관 벽이 약해져 혈액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파열시 뇌출혈로 사망률이 매우 높다. 일단 뇌동맥류가 처음 파열되면 발병자의 거의 반수에서 병원에 도착 전에 사망하거나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처할 수 있으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약 50% 정도가 치료도중 사망하거나 중증의 장애를 가지게 되는 매우 무서운 질환이다.

뇌동맥류의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대부분의 뇌동맥류가 뇌내 동맥의 갈라진 부위에 생기는데 이 부분의 혈관벽이 구조적으로 약한 부위가 돼 여기에 정상적인 혈류가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해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가장 잘 알려진 위험인자로는 고혈압과 흡연이다. 이렇게 혈관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는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 이것이 파열돼 소위 뇌지주막하출혈을 일으키기 된다.

뇌동맥류 파열의 전형적인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는 극심한 통증과 구토다. 발병자가 무슨 일을 하다가, 또 어느 시점에서 두통이 생겼는지 기억할 수 있을 만큼 갑작스런 두통을 호소하게 되며, 두통의 양상도 일생에 한번 경험해보지 못한 심한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뇌를 싸고 있는 지주막의 아래쪽에 피가 고이게 되는데 이를 뇌지주막하출혈이라 한다. 진단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뇌 CT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뇌지주막하 출혈이 의심되나 CT에서 확인이 안될 경우에는 요추부 천자를 통해 피가 섞인 뇌척수액을 확인함으로써 진단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뇌출혈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이고, 실제 파열된 뇌동맥류의 치료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해 동맥류의 발생부위와 크기, 방향, 뇌혈관 상태 등 향후 치료와 수술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파열된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우선 목표는 재출혈을 막는 것이다. 재출혈은 처음 출혈보다 훨씬 심각한 양상으로 출혈되기 때문에 뇌손상을 막고 환자의 구명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재출혈을 막는 것이다. 재출혈을 막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직접 수술을 해서 뇌를 열고 들어가 터진 부위에 조그만 금속집게를 물어놓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혈관 내로 도관을 삽입, 뇌동맥류에 도달한 다음 뇌동맥류 안에 미세한 금속코일을 채워넣어 파열을 막는 방법이다. 항상 이 두가지 방법이 모두 가능한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 뇌동맥류가 생긴 위치, 형태, 개수, 크기 등을 검토하여 두 가지 방법 중 가능한 방법, 혹은 더 유리한 방법을 택하여 치료를 받게 된다.

뇌동맥류가 터지면 치명적인 결과를 보이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미파열 동맥류는 위치나 크기에 따라 증상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거의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3차원 CT 및 MRI검사로 발견할 수 있는데,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해 동맥류의 발생부위와 크기, 방향, 뇌혈관의 상태 등 향후 치료와 수술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뇌동맥류는 외과적 수술방법을 이용해 치료하거나 혈관 내 수술법을 이용해 혈관 안쪽에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혈관내 수술법은 혈관조영술 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가늘고 긴 관을 사용해 동맥혈이 뇌동맥류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백금코일을 뇌동맥류에 채우는데 이와같은 방법을 색전술이라고 한다.

뇌졸중의 경우는 대부분 의식장애나 다른 신경장애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본인이나 주위사람들이 병의 심각성을 쉽게 인식하므로 병원을 비교적 빨리 찾는 편이지만, 뇌동맥류 파열의 경우에는 단순한 두통증상 이라고 여겨 약국에서 진통제만 복용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요즘에는 진단기술과 수술기술의 발달로 뇌종맥류를 조기 발견해 수술할 수 있다면 90% 이상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요즘처럼 기온이 낮은 때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뇌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뇌동맥류 진단 및 뇌지주막하 출혈의 예방을 위해 뇌혈관검사 및 뇌 MRI같은 정밀검사를 적극 시행해 봐야 한다. 이철영 건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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