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많지만 홍보·이력관리 도움 장소 일부

지역 미술관과 갤러리(화랑)에서 연중 내내 작가 초대전 및 개인전이 열리며 지역 미술계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정작 지역 청년작가들은 전시 공간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작가 홍보 및 작품 판매 등 갤러리 기능의 편차로 일부 갤러리에만 대관이 몰리면서, 빈 갤러리가 있어도 외면 받는 `풍요 속 빈곤`의 구조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14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 갤러리(화랑)은 동구 1개, 중구 12개, 서구 12개, 유성구 5개, 대덕구 3개 등 33곳에 달한다. 대전시립미술관, 여진미술관 등 공공 및 사립 미술관도 5곳이다.

갤러리카페까지 포함하면 다른 지역에 비해 전시공간은 여유있는 편이다.

그러나 청년 작가들에게 입지 조건이나 문화 향유 수준 등이 높은 유명 갤러리는 `그림의 떡`이다.

전시 성수기인 3-5월, 9-11월을 원할 경우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대관조차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전 유성구 도룡동의 한 갤러리는 내년 7월까지 이미 대관예약이 꽉 차 있다. 대관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이곳에서 개인전을 열면 작가 및 작품 홍보는 물론 작가 이력을 저장·관리하는 아카이브 작업 등 이후 이력 관리가 철저해서다. 반면 일부 갤러리는 `공간`적 개념의 대관에서 그치면서 작가들의 외면을 받기도 한다.

지역에서 대학을 나온 한 청년작가는 "대학이나 대학원 졸업작품을 전시할 땐 대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찾아서 했는데, 이후엔 작가로서 이력 관리·홍보도 해야 하기 때문에 대관을 하고 싶은 곳은 몇 군데로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청년작가는 아예 서울에서만 개인전을 연다. 그는 "전시회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원하는 조건은 물론이고 관객과의 소통 면에서 서울의 갤러리에서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며 "그룹전은 대전에서 참여하지만 작가의 역량을 펼 수 있는 개인전은 서울에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 미술계에서는 이런 기형적 구조를 바로 잡기 위해 `대안 전시 공간` 마련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지역의 한 미술평론가는 "지역 갤러리가 청년작가 발굴에 좀 더 적극 나서야 하고, 특히 예전 대흥동 스페이스씨처럼 대안 전시 공간을 마련해 기회를 제공한다면 이런 문제는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원을 마련해준다면 안정적으로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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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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