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현상 등의 영향으로 청소년 범죄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인터넷을 통한 사기범죄 등 지능범죄 비율은 줄지 않고 있다.

미성년 인구와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인터넷 이용에 능한 청소년세대가 어른들의 범죄를 접하고 모방하면서 저지르는 사기·보이스피싱 등 지능범죄 비율은 되레 느는 실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5년 인터넷이용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만 6세 이상 인구의 82.6%가 스마트기기를 보유하는 등 디지털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문제는 잘 갖추어진 인프라를 이용해 해킹·사이버금융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이 SNS 등을 통해 어른들의 범죄를 접하고 이를 모방하면서 지능범죄의 형태가 다양화·지능화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평소 청소년들이 주로 게임머니·중고물품 등을 구매하다 인터넷 물품거래 과정이 다소 허술하다는 점을 경험하고, 이를 악용한다는 것이다. 직접 눈으로 거래물품을 확인할 수 없다는 특징을 이용해 죄의식 없이 사기를 저지르고 용돈을 충당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실정이다.

14일 경찰청 범죄유형별 연령대 현황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이와 같은 지능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2013년 1만1120명에서 2015년 1만1711명으로 증가했다.

절도 혐의로 붙잡힌 청소년범죄자 비율이 2013년 3만2499명, 2014년 2만5999명, 2015년 2만5914명으로 점점 줄어드는 것과 대조되는 수치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대전에서 적발된 청소년 지능범죄는 총 1718건이었다.

청소년 범죄의 특징은 또 재범 비율이 높아 상습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전지방경찰청은 2016년 대전지역에서 검거된 소년범 2581명 중 재범자는 1092명으로 42.3%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창훈 한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청소년 강력범죄는 특수한 경우이지만, 지능범죄는 호기심에 저지르는 경우가 더 많다"며 "인터넷으로 장난 삼아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죄라는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소년범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엄하게 처벌하는 방법보다 부드럽게 알려줘야 한다"며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이버금융범죄도 엄연한 범죄라는 교육을 청소년들에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사이버 지능범죄는 연령과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을 통해 일어나기 때문에 죄의식도 그만큼 적다"며 "그저 요즘 아이들이 무섭다는 생각으로만 낙인 찍을 것이 아니라 철저한 교육을 통해 명확히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수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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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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