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웠다. 짝 짓기를 앞둔 암수 코끼리들의 몸 구조에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우선 암컷의 성기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코끼리 암컷의 뒷다리 사이에는 대소변을 배출시키는 기다란 관(管) 모양의 홈 같은 성기가 있었는데 그 관 모양의 성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좌우로 벌렁거리고 있었다.

암컷의 관 모양의 성기가 그렇게 두 갈래로 갈라져 벌렁거리자 수컷의 배 안에 말려들어가 있던 성기가 벌떡 일어났다. 수컷의 성기는 사람 팔목 굵기의 50cm쯤 되는 호스 모양의 물건이었는데 그건 평상시에는 둘둘 말려 뱃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그 수컷의 그게 밖으로 돌출되어 벌떡 일어섰다. 거대한 성기였다.

그렇다고 그 암수 코끼리들의 짝짓기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수컷의 그 거대한 성기는 암컷의 배 밑에서 막대기처럼 뻗어 있을 뿐 암컷의 성기 안에 삽입이 되지 않았다. 삽입도 되지 않는데 수컷이 어떻게 피스톤 운동을 하겠는가.

브라운 박사는 그 코끼리 암수는 짝짓기를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곳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러나 암수 코끼리들이 짝짓기를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코끼리의 수컷이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었다. 놈은 앞발을 들어 올려 암컷의 어깨에 걸었다. 그리고 몸의 중심을 거기에 옮겼다.

좋지 않았다. 7-8t이나 되는 거대한 수컷의 무게가 거기로 옮겨졌으므로 암컷이 그 무게에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암컷은 있는 힘을 다해 버티고 있었다. 그렇다고 수컷이 짝짓기 운동을 할 수 없었다. 짝짓기는커녕 자기의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짝짓기는 불가능할 것 같았고 브라운박사는 더 이상의 관찰을 포기했다.

"이런 바보 같은 녀석들.짝짓기도 못하다니…."

브라운박사는 그렇게 중얼거렸으나 그게 아니었다. 기적이 일어나고 있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기적이었다. 수컷의 거대한 성기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냥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세가 독립된 의지가 있는 듯 수컷의 성기가 암컷의 성기쪽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마치 눈이 있는 것처럼 오무렸다 폈다 하면서 수컷의 성기가 암컷의 성기쪽으로 기어가자 암컷의 성기도 그걸 불러들이듯 벌렁거리고 있었다.

놀라웠다. 누가 코끼리의 수컷 성기가 그놈의 코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줄 알겠는가. 그 성기는 손이나 코나 몸의 다른 기구의 도움을 받지않고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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