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청주 무심천에서 다슬기를 잡는 이색 풍경이 포착됐다. 사진은 할아버지가 직접 잡은 다슬기 망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김진로 기자
14일 청주 무심천에서 다슬기를 잡는 이색 풍경이 포착됐다. 사진은 할아버지가 직접 잡은 다슬기 망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김진로 기자
[청주]청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무심천은 청주시민들의 향수가 어린 곳이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무심천은 어린 시절 물고기를 잡고 멱을 감고 놀았던 추억의 장소다.

하지만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급격한 산업화로 공장과 생활폐수 등이 흘러들어 심한 악취를 풍기는 죽어가는 하천으로 변했다.

이에 청주시는 물고기도 살 수 없는 죽어가는 무심천을 살리기 위해 1990년 후반부터 무심천이 생활오수 분리 차집관을 만들고 창포습지나 갈대밭 등 수중정화 식물을 심었다.

또 대청댐 물을 끌어올려 무심천에 사시사철 깨끗한 물이 흐르도록 해 수중 생태계 복원에 힘을 쏟았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해 생태계가 점차 되살아나 청정 하천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14일 무심천에서는 그동안 목격할 수 없었던 다슬기를 잡는 이색적인 풍경이 눈에 띄었다.

무심천에서 다슬기를 잡고 있던 박모(69) 할아버지는 "무심천에 다슬기를 잡으러 재미삼아 나와 봤다"며 "다슬기가 많지는 않지만 해장국 한 끼 끓여 먹을 정도는 잡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무심천에 서식하는 다슬기는 청주시가 지난 2008년 무심천에 방류한 다슬기 개체들이 증식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다슬기 방류를 주관했던 김용규 가축방역팀장은 "무심천에서 발견된 다슬기는 지난 2008년 9월 무심천 상류지역인 장평교 부근에 방사한 다슬기 개체가 증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방사 후 많은 개체수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다슬기를 잡을 정도면 개체수가 많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슬기는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된 반딧불이의 애벌레 먹이로, 방사된 다슬기의 성공적인 증식이 이뤄져 서식 밀도가 높아질 경우 무심천에서도 다슬기가 서식할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무심천에 다슬기가 서식한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 이모(72)씨는 "무심천에 다슬기가 산다는 게 놀랍다"며 "무심천의 추억이 현실로 다가오고 것 같아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김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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