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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새겨진 詩는 영원하다

2017-09-14기사 편집 2017-09-14 13: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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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대표시 선집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단 세 줄짜리 시 '풀꽃'으로 국민의 감성을 울린 시인 나태주가 47년 동안 써 온 시를 골라 책으로 엮었다.

'걱정은 내 몫이고 사랑은 네 차지'라는 부제의 이번 선집은 앞서 출간된 '나태주 대표시 선집:이제는 걱정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에 이은 책으로 330여 편의 시가 담겼다. 전작에 미처 담기지 못했던 시들을 모아 엮었다. 전작처럼 이 책도 2017년 현재부터 1970년까지 창작연도 역순으로 기록했다. 70여 년 시인 인생의 좌절, 망설임, 사랑이 점철돼 형성된 아름다운 시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시인의 삶의 흔적이 어려 있다. 처음은 일흔이 넘은 장년의 나태주로, 끝 부분에 가서는 청년 나태주를 만나게 된다.

나 시인은 이번 선집에 담은 시를 선정할 때 독자들의 선호도와 취향, 반응 등을 고려했다.

그는 "시는 시집에서, 시인의 마음에서는 살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시가 미래에도 항구적인 시로 남으려면 독자의 가슴, 기억, 관심, 사랑을 받아야 한다"며 "이번 시집에서 독자들의 반응을 넣은 건 그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시인 괴테는 '좋은 시'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좋은 시란 어린이에게는 노래가 되고 청년에게는 철학이 되고 노인에게는 인생이 되는 시다." 괴테의 말처럼 나 시인 역시 '독자가 공감하는 시'를 쓴다.

현재의 시부터 1970년대 시까지 더듬더듬 읽어가다 보면 그의 시에서 우리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사랑,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수놓인 그의 시들이 따스한 눈으로 우리의 인생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나 시인은 "인터넷으로 독자들이 공감했던 내 시들을 살펴보면 사연을 담고 있는 시, 인생이 있는 시를 좋아하는 걸 확인했다"며 "어린이, 청년, 노년 등 전세대를 아우르는 스펙트럼이 넓은 시, 개성을 보장하면서도 보편성이 넓은 시를 추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나 시인은 시집 서문에서 '시권재민(詩權在民)'이라는 표현을 썼다. '시를 살리는 힘이 독자에게 있다'는 뜻으로, 그가 지어낸 말이다.

그는 시를 본인의 손 안에 꽉 움켜쥐고 있지 않다. 겸손한 태도로 '나의 소임은 여기까지'라고 밝힌다. 나 시인의 순수하고 찬란한 마음으로 자신의 시를 독자들에게 안겨준다. '걱정은 내 몫이고 사랑은 네 차지'라는 시의 부제도 시인의 그러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리라. 그는 시로 우리에게 봄을, 이슬을, 꽃을, 삶을 건네준다. 이내 시는 마음속으로 들어와 시인만의 시가 아닌 나와 우리의 것이 돼버린다. 이것이 바로 나 시인의 힘이다.

나 시인은 "독자와 더불어 조금이라도 오래 나의 시가 세상에 남기만을 바랄 뿐"이며 "나의 시 안에서 나의 인생은 잃어버린 생명력을 찾고 사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1945년 충남 서천 출신인 나 시인은 1960년 공주사범학교에 입학하며 운명적으로 시를 만났다. 1971년 비애감을 표현한 시 '대숲 아래서'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당시 심사위원은 박목월·박남수 시인이었다. 47년의 시작(詩作) 활동에서 38권의 창작 시집을 출간했으며, 산문집·시화집·동화집·선시집 등 100권을 냈다. 정지용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공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강은선 기자



나태주 지음/ 푸른길/ 336쪽/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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