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총장협의회, 조건부 수용입장 표며

정부의 입학금 인하 기조에 반대입장을 보이던 전국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당초 입장을 선회하면서 실제 인하 움직임에 나설 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사립대학 총장협의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입학금 인하를 조건부 수용키로 했다.

사립대 총장협의회는 "입학금은 등록금의 한 부분으로 인정돼왔고, 대학 재정에도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폐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대학별로 자율적·연차적으로 입학금을 인하, 조정해나가는 방향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정부가 입학금 감축·폐지에 상응하는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면 전향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사립대학들이 재정적 충격을 우려해 처음에는 입학금 폐지에 난색을 보였지만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입학금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입장을 선회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국·공립대학들의 입학금 인하 또는 폐지 행보를 보인 것도 사립대학에서는 압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입학금 인하 또는 폐지에 대한 반대입장을 접는 대신 등록금 자율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지역에 소재한 사립대학이다.

전국 사립대학들이 입학금 인하에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지역 사립대학들은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이 없다며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 한 사립대 관계자는 "입학금은 대학 재정에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어 인하 또는 폐지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대학 내부적으로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만 인하에 대한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사립대 관계자 역시 "아직까지 입학금 인하와 관련해 전해지는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오는 15일 사립대 총장협의회와 입학금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또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사립대의 입학금을 적어도 10-20% 정도로 인하해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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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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