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는 직장인 정모(34)씨는 최근 선선한 날씨가 찾아왔음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급격히 늘어난 미세먼지로 호흡기가 나빠질까봐 염려되는 탓이다.

대기 상황이 좋은 날에도 쉽사리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신도시 인근 축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 하지만 이따금씩 주방용 환풍기를 타고 역한 냄새가 들어올 때면 마땅한 방법이 없다. 그는 울며 겨자먹기로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다.

정 씨는 "출근할 때 날씨가 좋아 창문을 열었더니 악취가 너무 심해 다시 닫았다. 비싼 공기 청정기를 사야할 지 고민될 정도"라고 토로했다.

폭염이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철로 접어든 가운데 내포신도시 주민들이 미세먼지·악취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13일 실시간 대기오염도 공개 홈페이지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31일 측정된 홍성군의 미세먼지(PM10) 농도 평균값은 27.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최소값은 1일 기록된 11㎍/㎥였으며, 16일과 31일은 44㎍/㎥를 기록해 최대값을 보였다.

하지만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는 PM10의 평균값이 47㎍/㎥로 측정돼 농도가 지난달보다 대폭 올랐다. 9월 미세먼지 농도 최소값은 5일 측정된 26㎍/㎥였으며, 지난 10일은 가장 높은 84㎍/㎥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평균 13.8㎍/㎥의 농도를 기록한 초미세먼지(PM2.5)는 이달 들어 31.8㎍/㎥까지 치솟았다. 특히 PM10 농도가 가장 높았던 지난 10일은 PM2.5마저 71㎍/㎥의 농도를 기록, 대기 상태가 가장 안좋았던 날로 기록됐다.

악취농도 역시 최근 3개월 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홍성군 각지에 설치된 악취 포집기에 기록된 악취농도(OU)는 7월에 5.45OU, 지난달 5.98OU, 이달은 8.02OU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수치는 단순히 기계에 기록된 악취 농도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보정작업을 거칠 경우 검사값은 30% 수준으로 줄어든다.

채집된 악취를 희석하기 위해 필요한 공기를 의미하는 `희석배수`를 적용하면 7월의 희석배수 추정값은 1.82, 지난달은 1.99, 이달은 2.67로 군은 분석하고 있다. 현재 악취 허용기준인 희석배수는 15 이하다.

이처럼 3개월 간 악취농도가 꾸준히 상승하고는 있지만, 군은 풍향이 바뀌는 내달부터 악취가 조금씩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악취의 주요 원인인 돈사의 경우 축사 내부 온도가 27도 이상일 경우 창문을 개방한다"며 "기온이 내려가고 풍향이 북서쪽으로 바뀌는 다음 달부터는 악취가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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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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