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어릴 적 친구들과 부르며 즐겼던 동요다. 손등에 모래를 쌓아놓고 단단하게 다진 후 손을 빼면 두껍이 집이 완성된다. 집을 짓고 두껍이에게 새집과 헌집을 바꾸자고 떼를 썼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동요에 새집에 대한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대다수 서민은 보금자리의 중요성을 어릴 적부터 간직한다.

하지만 동심의 기대와는 달리 성인이 되어서도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뻔한 월급에 자녀 교육비, 치솟는 물가…. 여기에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이 내 집을 장만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내 집 마련뿐 아니라 전세 구하기도 힘든 요즘이다.

어릴 적 셋방살이가 설움으로 기억되는 사람들은 대출 등 무리를 해서라도 내 집 장만에 올인(?) 하지만 이자부담에 더해 정부의 대출 억제 정책 등에 따라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대전 지역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고공행진을 하며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대전 지역 아파트 전세 가격은 1㎡ 당 16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5만원)에 견줘 7만원(4.5%)이 올랐다.

단위를 평으로 환산하면 1년 새 1평당 23만원이 오른 셈이다. 예컨대 30평 아파트 기준 1년 만에 전세 가격이 693만원이 오른 것이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도 같은 기간 75.6%에서 76.8%로 1.2%포인트 증가했다.

전세 값이 매매가에 근접할수록 서민 주거안정에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가격 인상뿐 아니라 전세 물량도 문제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가을 이사철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을 경우 가격은 오르게 마련이다.

이렇다 보니 전세 보증금, 월세가 조금이라도 낮은 곳으로, 거리는 멀지만 전세 물량이 있는 곳으로 이삿짐을 꾸려야 하는 것이다. 부모는 직장과 거리가 멀어지고 아이들은 친구들과 헤어져야 한다.

어릴 적 셋방살이의 설움이 반복되는 현실이다.

어릴 적 두껍이에게 떼를 쓰듯 정부에 말하고 싶다. 내 집 마련은 아니더라도 전세라도 편하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맹태훈 취재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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