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이 이춘아호의 닻을 달고 항해한 지 1년이 됐다.

`문화활동가`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그는 지난 해 9월 대전의 문화정책 및 사업을 관장하는 대전문화재단의 수장으로 취임했다.

이춘아 대표의 취임 후 대전문화재단의 성적표는 어떨까. 괄목할 만한 사업적 성과나 정책 개발 등 외적인 부분은 차치하고라도 리더로서의 조직의 안정적 운영 등 내부적인 부분에서조차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려울 것 같다.

이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기관이 아닌, 시민과 예술가의 입장에서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그의 행보를 볼 때 과연 그가 시민과 예술가의 입장에 섰는지, 기관 및 단체와의 소통에 적극 나섰는지는 물음표다.

이 대표의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문화재단은 그야말로 `바람, 바람, 바람`이었다. 취임하자마자 재단 직원의 부당해고 논란이 일었고 전 문화재단 대표와의 문제로 물의를 빚은 인사를 승진시키며 업무 파악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잇따른 인사문제로 내홍을 겪으면서 재단 이미지를 실추했다는 오명만 얻었다.

재단에서 진행하는 여러 문화사업을 두고도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불만은 쏟아져나온다.

사업 및 예산 집행에서 드러나는 실수 등 행정력 부재는 재단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재단의 미숙한 행정력으로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피해를 입어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재단의 행정력 부재는 결국 감사원과 대전시의 감사로까지 이어졌고 담당자는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런 와중에 이 대표는 이달 초 전국문화활동가대회를 대전으로 유치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온 전국적인 행사였는데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은 불참을 선언하며 행사를 외면했다. 지역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들은 행사가 사전에 협의 없이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직접 요청한 후원금도 구설수에 올랐다. 한 지역 문화예술인은 "지역에서는 이 대표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문화재단 수장으로서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재단은 지역 문화예술계에 정착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건 수장의 책임이 적지 않다. 그저 직원 한 사람에 대한 경고로 끝날 일은 아니다.

강은선 취재1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