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 부결 등의 여파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했던 여야 5당 대표와의 회동이 당장 성사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다음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미국방문 길에 오르는 만큼 회동은 빨라야 방미일정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더 노력하겠지만 여야대표 초청 회동이 현재로서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노력이란 표현은 현실이 어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법원장 인사청문회 등 상황을 보면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재의 국회 상황과 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고려할 때 이번 주 또는 다음 주초 회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청와대와 여야 대표 회동은 문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끝내고 귀국한 뒤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선 청와대와 야당간 감정의 골이 깊은 상황이나, 북한의 핵도발에 따른 엄중한 안보상황과 국내외 복잡한 현안이 산적한 점을 감안하면 강대강 대치를 지속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와대 관계자 역시 현재의 안보 상황을 감안해 청와대와 야당의 초당적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미 5당 대표들과 그런 것을 얘기하자고 제안해 정무적 노력을 계속해왔다. 야당이 다소 서운한 점이 있더라도 대통령과 청와대의 진정성을 받아줘서 응답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해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또 헌재소장 후임 문제에 대해 "특별한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다른 조치는 현재 하지 않고 있다"며 "(김이수 전 후보자가) 지금 헌재소장 권한대행이니까,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러가지 가능성을 다 상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른 인사를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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