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 서로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여당은 자유한국당과 손잡은 국민의당을 적폐세력과의 동조로 규정, 강도 높게 성토했으며 국민의당과 야당은 협치를 하지 않은 일방통행의 결과라고 받아 쳤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12일 열린 원내대책 회의에서 전날 부결된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똘똘 뭉친 민주당 120명의 의원들의 간절함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힘이 모자랐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사과했다.

그는 "부결 순간 본회의장에 울려 퍼진 한국당의 환호, 국회 주도권을 쥐었다고 뿌듯해 하는 국민의당, 그것이 우리 앞에 놓인 객관적 현실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면서 "적폐세력인 한국당의 환호에 함께 한 국민의당을 보며 깊은 자괴감을 갖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토로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여소야대 의석수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뼈저리게 느끼면서 신3당 야합으로 적폐세력이 다시 기세등등 하는 이 상황에서 앞으로의 길도 험난해 보이기만 하다"면서 "순간의 기쁨을 누릴지언정 역사와 국민의 심판 앞에서 영원한 패배자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야권은 문재인 정부의 오만과 독선, 협치 실종의 결과라며 정부여당의 책임으로 돌렸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야3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표결을 밀어붙여놓고선 이제와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다수 세력의 횡포라며 야당을 비난하고 있다. 오로지 남의 탓으로 돌리는 적반하장의 극치"라며"문재인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멈추고 겸허해지라는 민의의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부결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찬반당론에 따른 투표는 무기명 비밀투표라는 인사투표 본래의 취지에 어긋나고, 그 결과 협치는 실종되고 얄팍한 표 계산만 남았다"며"문제의 발단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 문 대통령은 국회 추천 몫의 재판관을 임기 1년 헌재소장에 지명해 삼권분립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국민의당은 지역적 연고가 있음에도 헌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용기 있는 결단을 해준 것 같다"며 "그런데 결과를 받아들이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태도에 참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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