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최종편집일 : 2017-09-25 10:11

[세평] 문재인정부 의료보장성 강화정책의 핵심과 과제

2017-09-12기사 편집 2017-09-12 17:40:28

대전일보 >오피니언 > 사외칼럼 > 세평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첨부사진1
지난 9월 2일 충남대학교병원 의료재활센터에서 '문재인정부의 의료정책을 논하다' 라는 주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양승조 의원의 강연회가 있었다.

양승조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핵심 복지정책인 문재인케어에 대해 '퍼주기가 아니라 나라살리기'라고 강조했다. 10년 넘게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노인 빈곤율이 최악인 상황, 저출산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문재인케어는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 보장률이 64.4%인데, 비급여 부분은 보험이 안 된다. 큰 병이나 회귀 난치성에 걸리면 집안이 무너진다.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는 전 세계 국가들이 지향하는 목표다. 돈이 없어서 치료 받지 못하고 공부를 못하고 굶주리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 국가 존재의 이유 아닌가. 문재인케어는 그 국가의 존재 이유로서 올바르고 적절한 방향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모든 국민을 하나의 공적 보험자에 포괄한 보편주의 원칙의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 형태는 매우 선진적이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모든 나라들 중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이런 모범적인 의료보장 제도를 확립했다. 그래서 국민건강보험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공적 제도로서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부러워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우수한 의료보장 제도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우리나라의 보편주의 의료보장 제도를 매우 부러워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은 제도의 틀이 이렇게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큰 문제이자 숙제를 가지고 있다. 바로 보장성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대다수 국민들이 의료비 불안을 갖게 되었고, 이에 대해 각자도생의 방식으로 대응함으로써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게 형성되고 말았다.

문재인케어라 불리는 이번 대책의 핵심은 의학적 필요가 있는 모든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 조치이다. 미용이나 성형처럼 명백한 비급여를 제외한 MRI와 초음파 등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 항목들은 물론이고 소위 '3대 비급여'로 불리는 간병비·특진비·상급병실료도 급여화된다. 일부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비급여 항목들은 현행 50%와 80%인 본인부담률을 30~90%로 바꾸어 '예비급여'로 지정하고, 3~5년 뒤 평가를 거쳐 급여화 여부(급여, 예비급여, 비급여)를 결정한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이 가구당 월 평균 28만 원씩이나 되는 큰돈을 민간의료보험에 내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비급여' 진료비 때문이다. 그리고 영리적 성격이 강한 민간의료기관들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 중의 하나가 바로 이들 '비급여' 진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급여의 전면적 급여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이런 구조적 측면의 문제들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는 '비급여의 전면적 급여화' 조치가 도덕적 해이를 불러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다며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비급여' 앞에 붙은 '의학적으로 인정되는'이라는 말에 집중해야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의학적으로 의미가 없는 비급여 서비스는 급여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어떤 비급여 서비스가 의학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또는 없는지, 이에 대한 권위적 판단을 내리고 관련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당연히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이에 발맞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정부가 추진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지원을 위해 실무인력 증원절차에 돌입했다는 점은 시기적절하다.

의학적 필요가 있는 비급여의 급여화는 소득계층 간 의료이용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그동안 의학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비급여 서비스를 아예 이용조차 하지 못했던 저소득계층의 의료이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현재 수준의 건강보험료로 충당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출산율은 낮고 노인은 갈수록 많아져 국민건강보험재정이 바닥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료의 부과기반을 크게 확대하고 거시적으로 낭비 요소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래도 재정이 부족하다면 국민적 동의를 통해 건강보험료율의 인상 수준을 조금 더 높여야한다. 고령화에 대한 장기적 재정확충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유미선 충남대학교병원 약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