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인들은 무엇으로 먹고 사는가?

금전의 대가로 진행되는 보편적인 일들과는 다르게 예술은 경제성의 부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으로 먹고 사는가? 무용을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무용의 세계를 예로 들자면 크게 두 가지 길로 나뉘어 있는데, 교육자의 길과 공연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길이다. 때가 오면 그 큰 두 갈래의 길 사이에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무용인들이 약간의 강의로 최소생계를 유지하며 작품을 병행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교육부분에서 가장 큰 금액이 오가며 모든 예술학원들이 유치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은 고등학생들이다. 한국 부모들의 주머니를 열게 만드는 것은 자녀의 대학입시이기 때문이다. 자녀의 대학입시를 위해서라면 우리의 부모들은 모든 것을 감내하고 희생하고 헌신한다. 대학이란 프레임, 입시는 어느덧 지불하는 비용이 작품의 질을 좌우하는 시대가 돼버렸다. 그러다 보니 입시를 위한 작품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참고로 무용계는 입시 작품을 준비하는데 드는 비용이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을 넘기도 한다. 여기에 작품에 대한 레슨비는 따로 측정된다. 필자가 보기에도 과도한 비용이다. 예술을 한다는 무용인이 예술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 부모의 호주머니로 먹고 사는 것이다. 예술인을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 사회의 기준과 한 사람의 가치를 어떻게 대학이란 프레임 안에 가둬 놓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공연 부분으로 넘어가 보자. 우리나라에서 이뤄지고 있는 공연 중 국가 지원금을 받는 부분을 제한다면 우리나라 80%의 공연은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확신한다. 우리나라는 예술지원금이 타 국가에 비해 엄청난 금액들을 지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현상은 왜 변하지 않는 것일까? 무대는 찰나 예술이다. 인구 대비 전문 예술인들의 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다 보니 공연의 티켓가격은 그 가치가 많이 떨어져 있다. 그마저 관객층은 같은 무용인들이나 지인들이다. 지원금 자체가 공연관객 확보를 위한 장기적 투자보다는 당장 결과물을 원하는 단기적 지원이다 보니 쳇바퀴 돌듯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원금을 늘리는 것 말고도 그 활용도와 지원방법자체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하나씩 문제를 풀어 가면 언젠가는 비전공자들을 무용학원에서 보고 공연으로 생계가 이뤄지는 한국을 꿈 꿔본다. 서윤신 FCD댄스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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