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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야합(野合)

2017-09-12기사 편집 2017-09-12 17: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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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못하거나 비정상적으로 서로 어울리고 결합한다는 뜻인 야합은 원래 예에 맞지 않거나 남녀간의 정상적이지 않은 결합을 의미한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공자의 부모가 야합해 공자를 낳았다고 기록돼 있다. 사기에는 공자의 아버지는 50세나 차이나는 어머니와 혼인을 해 공자를 낳았는데 이를 예에 맞지 않는 야합이라고 말했다. 또 공자의 아버지는 사대부 계층이며 어머니는 천민으로 당시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는 혼인이라는 뜻에서 야합이라고 지칭했다.

또 당나라 학자인 장수절의 '사기정의'에서는 남자는 태어나 8개월이면 이가 나고 8세가 되면 젖니가 빠져 16세에 양도(陽道)가 형성돼 64세에 양도가 소멸된다고 했다. 혼인할 때 이 연령을 벗어나게 되면 야합이 된다고 해 남녀관계에서의 예를 중요시했다.

도리에 맞지 않는 결합은 정치권에서도 오래도록 이어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단일후보를 내세우면 어김없이 여당에서는 야합이라 규정하고 비난해왔다. 국회의원의 권한인 불체포 특권을 노려 여야가 회기를 여는 방탄국회도 정치권이 자주 써먹었던 야합 중 하나다. 정당은 다르지만 의원 개개인은 언제든 자신도 불체포특권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방탄국회에 협조적이었다.

최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정부여당은 야당을 향해 야합이라 규정하고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적폐세력과의 연대', '대선불복' 등 강도 높은 발언들로 야당을 몰아세우고 있다. 한편으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을 감안해 볼 때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대목이다. 단순히 야합으로만 치부하기엔 정치적 상황이 녹록치 않다. 앞으로 정부여당이 계획하고 있는 정책과제 등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선 국회의 협조가 절실하다. 국회를 거치지 않고선 국민들이 필요로 하거나 정부가 추진하는 그 어떤 정책도 실행할 수 없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야합으로 규정하고 비판을 하는 것과 동시에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정치력이 필요한 때다. 여당은 단순한 정당이 아닌 국정 파트너로서 국가를 이끌어야 하는 만큼 넓은 아량과 협치를 발휘해야 한다. 야당도 정부여당의 발목잡기식 반대보다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정 필요한 부분은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인상준 서울지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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