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대전권 기초지자체 단위에서의 실현은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예산의 연내 확보가 쉽지 않고, 명확한 가이드 라인도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대전지역 5개 구에 따르면 현재 각 구에 채용돼 근무 중인 기간제 근로자는 적게는 40여 명에서 많게는 2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5개 구중 기간제 근로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구(250명)이며, 가장 적은 지역은 중구(45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구체적인 절차나 대책을 마련한 구는 없으며, 대부분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현황파악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구별 정규직 전환 대상자(앞으로 2년 이상, 연중 9개월 이상 일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정규직) 수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현황 파악을 마친 일부 구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구별로 적게는 20-30%에서 많게는 절반 이상의 기간제 근로자가 전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자치구는 재정적인 부담 등을 들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는 각 지자체에 적용되고 있는 기준인건비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정해져 있는 인건비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인력 증가에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한 구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구는 부채 상환을 위해 인건비를 줄여왔기 때문에 결원도 많은 상황"이라며 "공무원도 뽑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일반직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예산 문제도 만만치 않다"며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 구성 이후에나 구체적인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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