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행수지 적자폭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해외여행객 숫자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오히려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7월 여행수지 적자는 17억 9000만 달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억 8000만 달러에 비해서도 훨씬 많다. 그동안 사상최대를 기록했던 2008년 7월의 적자 규모를 9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이는 7월 출국자가 238만 9000명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한 반면 입국자는 100만 9000명으로 전년에 비해서도 40.8%나 감소한 탓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여행수지 적자는 사상최대인 15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추세로 본다면 연말까지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은 1250만 명대로 지난해에 비해 27%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연말까지 해외여행객은 26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연히 여행수지 적자폭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 단체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와 비교하면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6월 66%, 7월 69.3%나 줄어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유커의 감소만으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일본인 관광객 역시 빠르게 줄어들기는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110만 명에 그치는 등 갈수록 한일 관광객 역조현상도 커지고 있다. 동남아 관광객이 늘고는 있지만 비중이 큰 중국과 일본 관광객을 대체하기는 역부족이 아닐 수 없다.

나라경제에도 타격을 주는 여행수지 적자를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다. 흑자로 돌아설 순 없다 해도 적자폭을 줄여나가야 한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볼 것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한다. 관광자원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있는 자원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알아서 찾아주기만을 기다리는 관광정책으로는 적자를 줄일 수가 없다. 국민들부터 국내 여행과 관광을 하고 싶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외국인 관광객도 자연스레 늘어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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