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희 초대展

이돈희 작가
이돈희 작가
가을로 접어드는 가운데 `잠자리(Dragonflies) 작가`로 알려진 중견작가 이돈희의 초대전이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C에서 열린다.

6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잠자리`에 천착해왔던 이돈희 작가의 작품 18점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동안 잠자리에 집중돼왔던 작품에 개와 고양이 등 현대인들의 반려견을 함께 작업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충남 금산이 고향인 이 작가는 중앙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대전에 정착해 30여 년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 소재는 널리 알려진 대로 잠자리다.

이 작가는 "어릴 적 고향에는 여름과 가을에 잠자리가 많아 채집했던 기억이 있다"며 "고향에 대한 향수와 함께 현대인들을 잠자리떼에 비유해 작품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엔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잠자리, 날개짓을 하며 떼를 지어 다니는 잠자리떼 등이 녹아 있다. 현대인들의 하루 일상을 잠자리에 대체시켜 표현한 작품이지만, 각박한 현대인들의 일상과는 다른 쉼, 여유, 평화로움이 있다. 그 때문인지 그의 작품을 보면 인간미가 느껴진다. 쳇바퀴 돌 듯 돌아가는 바쁜 일상 속에서 현대인들에게 그는 역설적 일상을 각인시킨다.

그는 작품에서 자유로운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시대의 메커니즘에 의해 침식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비현실적인 공간과 절제된 표현 속에서 느껴지는 묘한 긴장감으로 새로운 꿈을 통한 자유로움과 소망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개와 고양이를 작품에 출연시켰다. 이웃들이 키우는 반려견을 작품 속에 담았다. 반려견 또한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그러면서도 캔버스 한 켠에는 꼬박꼬박 잠자리가 있다.

이 작가는 "요즘은 개와 고양이를 반려견이라고 부르더라"며 "핵가족이 많아지고 홀로 사는 사람도 점점 더 늘어나면서 동물을 마치 가족처럼 생각하고 더불어 살아가며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우리 주변의 강아지·고양이 모습은 오늘날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노트에서 "반려견이 주는 상징적 의미를 보며 인간의 삶을 사회적 시각으로 담아냈다"며 "조형 언어로 나타나는 다양한 재료의 혼합 표현과 이중삼중의 서로 다른 층을 형성하는 화면의 구조, 그리고 서로 다른 화면의 공간들을 나란히 대치시키는 표현과 다양한 층 위의 이미지들이 한 데 섞이고 부딪히는 다차원적인 공간의 텍스트 구조를 형성한다는 것, 어렵지만 캔버스 위 작품들은 결국 현대사회를 담아낸 작품의 순수성"이라고 했다.

이주영 갤러리C 관장은 "가을을 시작하는 문턱에서 가을을 상징하는 고추잠자리와 따스한 가을의 햇살아래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고양이를 통해 일상의 여유로움을 화폭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중앙대와 충남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1년에는 제8회 이동훈 미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현재 충남대학교에 출강하고 있으며 중국 연변대학교 객좌교수, 러시아 극동인문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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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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