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것으로 사냥꾼들이 해야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사냥꾼들은 소수민족 나무꾼들로부터 어느 바위산 동굴 안에 만삭의 암범이 머물고 있다는 정보를 얻고 있었다. 한달쯤 전에 있었던 일이었으니까 그 범이 동굴 안에서 새끼를 낳았다면 지금쯤은 생후 한 달 반쯤이 되었을 것이었다. 그대로 영국으로 납치해가면 꼭 좋은 시기였다.

그러나 범 새끼 납치는 위험한 일이었다. 범 새끼는 아비 어미가 지키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어미는 새끼에게 젖을 먹으면서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몇 달 전에 어느 소수민족 나무꾼이 동굴 안에 있던 범 새끼를 납치하여 마을로 돌아왔다가 봉변을 당한 일이 있었다. 그 나무꾼은 어미가 없는 사이에 몰래 새끼를 납치했으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범의 어미는 예민한 코를 갖고 있었다. 특히 자기 새끼의 냄새에는 민감했으며 그 어미는 새끼가 없어진 것을 알고 그 냄새를 더듬어갔다. 소수민족 나무꾼은 동물에서 새끼를 훔쳐 100㎏나 되는 마을까지 데리고 왔으나 범의 어미는 절대로 그 냄새를 놓치지 않았다. 범의 어미는 새끼가 납치되어 있는 마을까지 찾아와 으르렁거렸다.

"납치한 새끼를 내놓아라."

협박이었으며 마을사람들은 그 협박소리에 신경쇠약이 되어 밤잠을 자지 못했다.

범의 어미가 사흘 동안이나 마을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으르렁거리자 마을사람들은 더 이상 견디지 못했다. 자기 새끼를 찾는 어미 범은 밤이 되면 마을 안에까지 들어와 돌아다녔다.

그래서 신경쇠약 상태가 된 마을사람들은 회의를 열어 범 새끼를 놓아주기로 결의했다. 범 어미는 결국 자기 새끼를 물고 갔는데 그후부터 소수민족 사람들은 범 새끼를 발견해도 납치해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범 사로잡이를 하던 사냥꾼들은 어느 바위산의 동굴 안에 있을 것 같은 범 새끼를 납치하기로 했다.

보꼽상사는 그 바위산에서 암범을 발견했다. 배가 홀쪽한 것으로 보아 동굴 안에서 출산을 한 것 같았다. 암범은 그리고는 새끼에게 젖을 먹이면서 동굴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았다.

동굴 안에 새끼가 있는 것 같았으나 들어가 볼 수가 없었다.

캡틴 키난은 그 동굴 입구가 내려다 보이는 산정으로 올라가 그곳에 있는 큰 바위 뒤에서 망원경으로 동굴 입구를 살펴봤다. 동굴에는 어미가 드나들고 있었으나 캡틴은 신중했다.

그렇게 나흘이 지났을 때 동굴 입구에 새끼들이 나와 장난을 치고 있었다. 한 두 마리가 아니었으며 모두 서너 마리가 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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