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발자취는 길과 함께 했다. 원시시대에는 사람과 동물이 오가던 작은 길만 존재했지만 점차 문명이 발전하며 도로의 개념이 생겨났고, 그렇게 만들어진 도로는 국가를 유지해주는 동맥 역할을 하며 사람과 물자 그리고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 역할을 해왔다. 로마의 아우구스투스가 만든 8만 5000㎞의 도로는 아우구스투스 이후 로마가 약 200여 년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누리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대전시 외곽순환도로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교통정체, 특히 출퇴근 시간에 혼잡해지는 도로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재 대전시 자동차 등록대수는 64만대를 초과했고 매년 1만 3000대 이상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정된 도로에 차들이 많아지니 대전시내 도로 구간의 평균속도는 시속 22.6㎞ 수준이며, 앞으로 10여 년 후인 2030년에는 시속 19.7㎞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한정된 도로에 자동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땅치 않아 교통혼잡 가중과 대기오염 심화 등으로 이제 대전시 도로는 도시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중구가 위치한 대전 원도심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다. 대전 원도심의 경우 테미 삼거리와 보문 오거리 그리고 서대전사거리를 비롯해 약 13군데의 상습정체구역이 존재하고 있다. 대전은 동쪽에 경부선, 서쪽에 호남선이 지나고 있는 교통의 요지이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전을 순환하는 고속도로가 있지만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 또 순환고속도로로 일시에 많은 차량이 진입하는 경우 도심 혼잡이 고속도로 혼잡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발생한다.

결국 대전에 필요한 것은 도심 내부와 외부를 순환하는 도로 건설이 시급한 실정인데, 현재 대전시가 계획하고 있는 4개의 순환도로 외에도 대전 도심을 가로지르는 3대 하천을 이용한 간선도로를 개설해서 시가 계획하고 있는 순환도로와 연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내부순환도로 미개설 구간을 연결하는 도로건설이 시급하다. 특히 산성동-대사동 도로개설, 사정교-한밭대교 도로 개설, 정림중-버드내교 간 도로 개설, 비래동-와동 도로 개설, 유성대로-화산교 도로 개설 등이 가장 시급하고 우선해야 할 사업이다.

해방이 되던 1945년에 우리나라는 대부분 자갈길이었으며, 포장도로는 겨우 1000㎞에 불과했고 포장률도 채 1%도 되지 않아 세계적으로도 최하위 수준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포장도로 길이만 10만㎞가 넘고 포장률도 세계에서 상위권에 들고 있는 도로 선진국으로 발전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도로는 대전시 전체를 고루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되지만, 도로 개설의 태만에서 오는 교통정체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환경오염을 가중시키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 기원전 이미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8만 5000㎞의 도로를 건설해서 수 백년 간 평화와 번영을 누렸던 로마인들의 지혜를 본받아 지금이라도 150만 대전시민이 서로 힘을 모아 대전시를 상생발전 시킬 수 있는 도로 개설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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