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에 맞게 아이의 학습력도 함께 자라야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시험 점수를 통해서만 학습력을 가늠해볼 뿐 마땅히 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시험점수만을 가지고 아이의 학습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시험점수만을 갖고 학습력을 판단하다 보니 점수가 안 나오면 학원을 바꾸고 과외를 붙이고, 또 다른 학원을 알아보고 그러다 보면 점점 아이를 학원과 과외로 `뺑뺑이` 돌리게 된다. 선생님이 풀어주는 문제풀이를 듣고 있으면 공부가 되는 것 같다. 많은 양의 문제를 반복해서 풀다 보면 일시적으로 점수는 올라가는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학습력, 참 공부력은 자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참 공부력이란 지식을 `좋은 지식의 연결구조`로 정리정돈하여 기억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선생님의 수업에서 듣고 배운 내용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연결구조가 자신만의 분류기준에 따라 체계적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그 내용들이 `자기 것`이 된다. 공부란 각 분야에서 `좋은 지식의 연결구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쌓아가는 과정에서는 정리정돈이 중요하다. 정리정돈 되지 않은 채 쌓인 지식과 정보들은 기억하고 활용하기가 어렵다.

`공부는 결국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말의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듯 스스로 하는 공부, 좋은 지식의 구조로 연결하는 과정, 정리정돈하는 과정이야 말로 참 공부력, 진정한 학습력을 키워준다. 떠먹여주는 공부가 아니라 `직접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좋은 지식의 구조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 내용의 핵심은 무엇인가?`라는 초점을 가지고 묻고 묻는 습관을 훈련해야 한다. 그렇게 파악한 `핵심들`을 의미 있는 자신만의 키워드로 연결하려면 `직접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연결을 위해 생각하는 과정에서 `힘`, 즉 생각하는 힘, 공부하는 힘이 자란다. 공부에서 가장 의미 있는 `힘이 길러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참 공부력이란 바로 이 `힘`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떠먹여주는 공부로는 이 힘을 기를 수가 없다. 이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직접 생각해야 한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내용의 핵심은 뭐지?`, `어떤 기준으로 연결해야 하지?` 생각에 생각을, 물음을 이어가는 마음의 힘이 있어야 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지식을 구조화할 때 참 공부력이 자라는 것이다.

요즘 모든 정보는 인터넷에 다 있다. 뭔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면 된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은 `오류`처럼 보인다.

아이들에게서도 이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검색하면 웬만한 자료는 다 찾을 수 있고, 많은 문제집들은 이미 지식과 정보를 정리해서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다 준비해주고 있다. 요즘 웬만한 문제집들은 핵심어는 물론, 중요한 개념 분류 및 표시, 문제별 출제율까지 표시해 나온다.

하지만 배운다는 것은 지식의 본질을 자기 것으로 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계속 의문을 제기하면서 파고들고, 퍼즐의 작은 조각들을 의미 있는 하나로 완성해 가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려면 `직접`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직접, 지식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을 `지식을 구조화 한다`고 표현할 수 있다.

구조화는 직접 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직접 구조화 하지 않은 지식은 아무리 정리가 잘 되어 있다 하더라도 `자기 것`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집이 아무리 잘 정리되어 나오더라도, 문제집에 있는 내용들을 학생이 직접 분류하고, 분석하고, 생각하여 자기 것으로(이 사고의 과정이 구조화다.) 하지 않는 한 그 주제와 내용을 `꿰뚫었다`고 할 수 없다.

여기서 구조화는 단순한 `암기`가 아니다. 학생이 `인식의 주체`로서 직접 주어진 지식과 정보를 자신에게 의미 있는 자료로 체계화시키고 내재화 시키는 과정이다. 이렇게 지식이 구조화되어서 자기 것이 될 때 `공부`가 되고, 배움의 사태가 일어난다.

학생이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 그 주제에 대해 통찰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학생이 직접 찾고, 생각하고, 분류하는, 그리하여 지식을 자기 것으로 `꿰뚫어`, `소화`할 수 있는 구조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종희 대전 공간별교육컨설팅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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