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위 `잘 나가는 중소기업`을 의미하는 경제용어들이 몇 가지 있다.

고래같이 거대한 글로벌 기업과 대기업들 사이에서 허를 찌르는 전략으로 생존경쟁을 벌이는 Mighty shrimp(강한 새우),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한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지칭하는 Hidden Champion(히든 챔피언),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을 뜻하는 Small Giants(스몰 자이언츠) 등 혁신적인 전략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알토란같은 강소기업들은 혁신적인 전략과 경쟁우위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당분야에서 오랜 시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체제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을 확보해 시장을 견인하기 위해 지속적인 판로 개척 및 R&D(연구개발), 마케팅 활동 등을 다양한 시각으로 전개하고 있다.

스웨덴의 스포츠 헬멧 전문기업인 `POC`는 고객의 니즈에 대한 대응을 6개 컨셉으로 세분화하고, 기존 오토바이 헬멧이 아닌 스키용 헬멧이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하면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글로벌 시장을 지배했다. 또한, 시장개척과 동시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특화해 헬멧 분야의 히든챔피언으로 자리잡는 기염을 토했다.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독창적인 마케팅 브랜드 전략을 통해 2년만에 700%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기업도 있다. 미국의 믹서기 제조업체 `블렌드텍(Blendtec)`은 아이폰, 아이패드, 골프공 등을 믹서기에 넣고 가는 `이걸 갈아버릴 수 있을까(Will it blend?)`의 연작 동영상을 제작해 SNS에 공개했고, 3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차별화된 전략과 혁신적인 기술력을 통해 해당 분야의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사례가 대한민국에는 얼마나 존재할까? 사실상 드물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평균 11년이라는 짧은 중소기업의 수명에 적절한 대응책 마련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10년 이상을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침체된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닫힌 문을 여는 핵심열쇠는 중소기업의 활성화다. 우선, 정부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 및 글로벌 강소기업 중심의 미래 산업 발전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급격한 기술 변화와 개별화된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요구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문성을 갖춘 중소기업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얼마 전 출범 100일을 맞은 새 정부가 중소벤처기업부를 승격·신설해 벤처창업을 독려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해 일자리 창출 활성에 박차를 가할 것임을 공약했다. 지속적인 스타트업(신생기업)에 대한 발굴·육성 정책은 물론, 안정적인 고용 유지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도가 높고 꾸준한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기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도 함께 기대해 본다.

미국의 제 16대 대통령이자 미국인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히는 에이브라함 링컨은 게티즈버그 연설 중 역사에 길이 남을 명언을 남겼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는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15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이 문장은 국민의 힘으로부터 시작되는 정부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이 세계를 호령하는 초강대국으로 발전하는 초석을 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국가는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에 의한, 중소기업을 위한, 중소기업의 정부(Government of the small and medium enterprise, by the small and medium enterprise, for the small and medium enterprise)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국가와 국민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지속적 지원은 미래를 향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며, 끊임없이 역사에 도전하고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기업인들의 소명의식 함양은 필수 과제임에 분명하다.

윤준호 성광유니텍·윈가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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