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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 2017-12-11 23:55

왕년 주름잡던 '대전의 명동' 젊음의 자화상

2017-08-24기사 편집 2017-08-24 17:03:38

대전일보 > 기획 > 추억이흐르는그곳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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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흐르는그곳 골목길] ① 대전 으능정이

첨부사진1으능정이 낮 못습
길은 추억과 소통의 '장(場)'이다. 어제와 오늘, 내일이 살아 숨쉰다. 또 그곳에선 만남과 헤어짐, 또 다른 만남이 이뤄진다. 닫힌 듯 하지만 어디로든 열려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길은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거울'이기도 하다. 역사가 오롯하게 남아있고, 또 그곳에서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다. 대전일보 창간 67주년을 기점으로 대전·충청의 '길'에 녹아있는 지역의 '자화상'을 그려봤다.



대전 원도심을 얘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곳.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다. 으능정이엔 언제나 '젊음'이 넘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역 청소년·청년들은 이곳에서 젊음을 발산한다. 이들의 부모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쳤다. 그렇기에 으능정이에는 아빠와 아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단골이 된 목로주점 역시 이곳에 즐비하다.

대전의 어제와 오늘, 젊은이들의 대표 약속장소 역시 으능정이다. "이안경원 앞에서 몇 시에 모이자"는 내용의 메시지 하나면 만사가 형통이다. 과거 무선호출기가 대중화 된 시절엔 음성메시지가, 지금처럼 휴대전화가 보편화되고부터는 전화 통화가 각각 메시지 전달의 주요 수단이 된 것 외에는 모든 것이 같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으능정이 거리의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예나 지금이나 평일 저녁 및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 활력이 넘친다. 대전의 '심장'인 대전역부터 옛 충남도청사에 이르는 중앙로, 그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으능정이 거리는 '대전의 명동'이라 불릴 정도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매력을 느끼게 할 것 들이 무궁무진하다.

20-30년 전, 으능정이 거리 곳곳에 자리 잡고 있던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당대의 인기 가요는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흥을 돋웠다. 또 골목골목마다 음량을 한껏 키운 스피커를 달고 음반을 파는 노점상들의 모습은 '길보드 차트'의 위력을 깨닫게 하는데 충분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예전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지만, 이제는 으능정이 거리 내 수많은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통해 이곳이 번화가임을 깨닫게 해준다.

으능정이 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패션의 중심이기도 하다. 특히 지역 내 백화점이나 대형 상설 할인매장 등이 별로 없을 당시 으능정이 거리는 지역 최고의 쇼핑 장소였다. 하나하나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의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는 것은 물론,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살린 의류를 파는 소형 상점들은 이곳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대전의 '문화수도' 역할을 했던 으능정이 거리에도 '어둠'은 있었다. 1990년대 들어 둔산 신시가지가 개발되고 충남도청이 이전을 하며 으능정이의 열기는 오래된 백열등이 빛을 발하 듯 시민의 관심 속에서 한발짝 멀어졌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도시철도 1호선이 개통되면서, 이 곳은 예전의 활기를 찾았다.

으능정이 거리 새로운 도약의 기폭제는 거리 한 가운데 자리잡은 '스카이로드'다. 지난 2013년 준공된 스카이로드는 길이 214m, 너비 13.3m, 높이 20m 규모의 초대형 LED 영상아케이드 구조물이다. 지난 2015년 8월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전국 도심야경 8경 중 하나로 선정되는 등 꾸준히 그 역할과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즐거움과 젊음, 활력이 넘치는 으능정이의 하늘길'을 의미하는 그 이름처럼 거대한 천장에 수놓인 화려하고 멋진 영상쇼가 밤하늘을 환하게 밝힌다.

특히 스카이로드 대표 브랜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버닝로드'는 해를 거듭하며 더 화려하고 성대하게 치러지고 있다. 버닝로드는 스카이로드의 화려한 영상쇼를 곁들여 DJ가 진행하는 로드 댄스파티로, 8월에는 '핫 섬머 페스티벌', 12월 31일에는 한 해 대미를 장식하는 '카운트다운 페스티벌'로 꾸며진다.

으능정이 거리는 이제 단순한 번화가의 이미지를 넘어 시민들이 일상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도심 내에서 해소할 수 있는 내추럴 치유공간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시가 내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문화올레길' 사업 중 1코스(옛 충남도청사-문화예술의거리-중앙철도시장) 총 1.1㎞구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으능정이 거리가 가지고 있던 문화 인프라와 새로운 시설이 합쳐진다면, 원도심 문화 1번지를 넘어 지역 내 대표 문화거리로서의 명성 또한 갖게 되지 않을까.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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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으능정이 밤 못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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